|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채용박람회 성과와 청년 고용정책의 한계

김영 기자

저조한 취업률, 제도적 보완 요구 커져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채용박람회의 취업률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매년 예산을 투입해왔지만,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 행사 중심 지원의 한계를 넘어 구조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
▲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관련 부스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낮은 취업률로 드러난 정책 실효성

30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총 41차례의 채용박람회가 열렸고, 면접에 참여한 인원은 3만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 중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3천400여 명으로, 평균 취업률은 11.2%에 불과했다.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는 9천700여 명이 면접을 봤지만 752명만이 취업해 7.8%라는 낮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경기침체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책 효과가 실제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박람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면서, 참가자에게 지속적인 취업 연계나 경력 관리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투입된 예산 규모도 적지 않다. 2019년 이후 총 17억8천만원이 집행됐고, 올해는 지역별 박람회 확대를 위해 추가 예산 20억원까지 반영됐다. 하지만 취업률 제고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예산 집행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구조적 노동시장 불일치 문제

청년 구직자들의 기대와 기업이 제시하는 채용 조건이 어긋나는 점도 성과 저조의 원인이다. 기업들은 단기 계약직이나 단순 업무 중심의 채용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경력 개발을 원하는 청년층의 요구와 맞지 않는다. 그 결과 면접 참여자 대비 실제 취업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2%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청년층이 노동시장 참여 자체에서 점차 이탈하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하는 현상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 비교에서도 취약성이 확인된다. OECD 『Employment Outlook 2024』는 코로나19 이후 OECD 평균 고용률이 3.8% 증가했음에도, 한국 청년층은 여전히 고용 안정성과 직무 적합성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고 분석했다. ILO가 2024년에 발표한 『Global Employment Trends for Youth』 보고서 역시 디지털화와 기술 전환으로 인한 직무 불일치와 불완전 고용 증가가 청년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정책 과제

청년 고용 문제는 단순한 취업 성과를 넘어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청년층이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회 불평등은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과 정부 모두가 책임을 나눠 져야 하는 영역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세계 고용동향 2024』 보고서는 청년 장기 실업이 국가 경제 성장률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청년층의 좌절과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청년 인재 확보는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 요소다. 청년 고용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전반의 인력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구조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 제도적 혁신으로의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채용박람회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업훈련, 교육, 복지정책과 결합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단기 행사로는 청년 고용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직업훈련제도와 사회안전망을 결합해 청년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제도적 혁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직업훈련 강화와 취업지원 확대 방안은 의미가 있으나, 성과 지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평가·보완하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책 불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고용 문제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사회적·경제적 지속가능성 확보와도 연결된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경우 청년층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요약:
채용박람회의 낮은 성과는 정부의 청년 고용정책이 행사 중심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안정적 일자리 확보와 노동시장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복지와 결합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제도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사회적 지속가능성 확보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식 제명됐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강도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른 주요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으며 특검 구형의 일부만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서한을 지난 13일 우리 정부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복원 조치가 사전 예고된 외교적 압박의 성격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1차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전달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눈앞의 고통이나 저항이 두렵다고 해서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원칙주의’ 기조를 강조했다.

정청래 “이해찬 남긴 숙제 잊지 않겠다…개혁과 평화 반드시 실현”

정청래 “이해찬 남긴 숙제 잊지 않겠다…개혁과 평화 반드시 실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민주화의 상징이자 당의 큰 별이 지셨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 "쿠팡 美투자사, 金총리 발언 자의적 편집·왜곡" 반박

정부 "쿠팡 美투자사, 金총리 발언 자의적 편집·왜곡" 반박

정부는 23일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제기를 예고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언을 인용한 것과 관련, "전체적 발언 맥락과 무관한 자의적 편집과 의도적 왜곡"이라고 정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