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택시 요금 2년 주기 인상’ 논란…지자체 현실 반영했나

김영 기자

물가상승·운수업 인력난 속 요금 현실화 공방

추석 연휴 교통 수요가 집중된 7일, 충북도가 택시 요금을 2년 주기로 정례 검토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운송업계는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며 환영하지만, 시민단체는 물가 부담과 요금 인상 악순환을 우려한다. 제도화의 취지와 현장의 체감 사이에 온도차가 드러났다.

택시
▲ 충북도 택시요금 검토 정례화 추진 [연합뉴스 제공]

◆ 왜 2년 주기 인상안이 나왔나

충북도는 7일 “도민 교통편익 증진과 택시업계의 안정적 경영 여건 조성을 위해 운임·요율 검토를 2년마다 정례화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별 택시 요금은 업계 요청이나 물가 압력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조정돼 왔다. 조정 시기와 기준의 불확실성, 행정 절차의 장기화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예측 가능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국토교통부가 2025년 8월 발표한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종합계획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중 절반 이상이 4년 이상 요금 동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운송업계는 운송원가 상승분이 제때 반영되지 않아 인력 이탈과 서비스 저하를 불렀다고 주장한다. 충북도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행정적 장치로 정례 검토제를 선택했다.

비슷한 제도는 일본과 독일 등에서도 시행 중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023년부터 2~3년 단위 요금 검토제를 법제화해 지역별 물가·임금 상승률을 반영하고 있다. OECD 「Urban Transport Pricing Report 2024」는 “정례 검토제가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제도 취지가 ‘예측 가능성 강화’임에도 물가상승기와 겹칠 경우 인상 자동화 우려가 존재한다. 제도 설계의 의도와 시민 체감 사이의 간극이 논란의 핵심이다.

◆ 서민 부담은 얼마나 되나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교통비 지수 세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비는 전년보다 4.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600원으로 약 21% 인상됐다. 교통비 상승률은 전체 물가상승률(2.8%)을 웃돌며 서민 가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택시 요금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기사 처우 개선에 기여하더라도, 중·저소득층의 생계비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중교통비가 전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득 하위 30% 가구의 경우 8.7%로, 상위 30%의 두 배 수준이었다.

OECD는 2024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교통비 부담률이 회원국 평균(5.4%)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대체 교통수단 부족으로 택시 의존도가 높아, 요금 인상이 체감비용 상승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단순 요금 인상보다 교통복지 차원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요금 검토제 도입과 동시에 환승할인 확대, 취약계층 교통비 지원, 택시 호출 플랫폼 수수료 규제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 지자체와 정부의 입장은

국토교통부는 택시 요금 산정은 지자체 권한이지만, 기준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북도는 “요금 검토제는 인상 전제가 아니라 합리적 판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라며, 인상 필요성이 확인되더라도 소비자정책위원회와 물가대책회의를 거쳐 최종 조정 폭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택시 공공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서비스 평가제와 운행 데이터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택시 불친절·승차 거부 신고 데이터가 평가점수에 반영돼, 요금 인상 시 서비스 개선 책임을 병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25년부터 ‘택시 서비스 품질평가제’를 도입하고, 지자체별 차등요금 조정 시 평가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지역별 형평성과 시민 신뢰 확보를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요금 검토제가 장기적으로 제도 투명성을 높이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올해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요금 결정의 절차적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제도가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국내 택시업계는 인력난과 수익 악화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초 발표한 「운수업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운전원 수는 2019년 대비 18% 감소했다. 인력 유출이 계속되면 서비스 품질 저하와 지역 교통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올해 교통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지자체별 요금 편차 축소와 서비스 평가지표 도입을 제안했다. 요금 현실화뿐 아니라 기사 복지·근무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지속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비교에서도 교훈을 찾을 수 있다. OECD 주요국은 요금 검토제와 함께 ‘서비스 연동제’를 병행해, 요금 조정 시 서비스 개선 항목을 의무화하고 있다. 예컨대 독일 함부르크시는 요금 인상 시점마다 기사 근로시간과 차량 청결도 평가를 공개한다.

궁극적으로 택시 요금 검토제의 성패는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과 제도 투명성에 달려 있다. 인상 여부보다 공공성과 신뢰 확보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 요약:
충북도가 택시 요금 2년 주기 검토 방침을 내놓으면서 요금 현실화 논의가 재점화됐다. 통계청·OECD 자료에 따르면 교통비 부담은 서민층에 집중되고 있다. 요금산정의 투명성과 서비스 개선을 병행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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