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죄 판결 계기로 단속 장비 신뢰성 강화 대책 추진
법원이 음주측정기 일회용 불대 재사용 사건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단속 장비의 신뢰성과 위생관리 기준이 도마에 올랐다. 7일 청주지법 항소심은 재사용 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부정하며 “불대는 1회 사용 후 폐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정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감염예방과 정확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 판결이 드러낸 단속 시스템의 허점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는 경찰이 같은 불대를 여러 차례 사용한 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용설명서 규정을 근거로 “1회 사용 후 폐기해야 하며, 반복 사용 시 침과 잔류 알코올이 측정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경찰 내부 단속 절차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장비 부족과 예산 제약으로 일회용 불대를 반복 사용하는 관행이 있었다. 일회용품 재사용은 감염 위험뿐 아니라 단속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법원은 경찰의 지침이 단순 내부 문서가 아니라 사실상 법적 효력을 갖는 기준임을 확인했다. 단속의 공정성과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동시에 부각되며 제도적 정비 필요성이 커졌다.
◆ 관리 기준은 있으나 현장 작동엔 한계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음주측정기 위생관리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경찰청의 교통단속 처리 지침(2023년 개정판)에 ‘측정 1회당 1개의 불대 사용’ 규정이 있으나, 구속력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장비 부족 시 재사용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다.
경찰청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장비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 경찰서의 음주측정 장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노후 장비 교체를 병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의료기기 수준의 위생관리 기준 도입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음주측정기를 ‘위생관리 대상 장비’로 분류해 재사용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 장치를 제조 단계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단속 장비 개선 움직임 확산
경찰청은 불대 재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단속 장비 정기점검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예산 편성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장비·소모품 확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제조사와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1회용 센서 자동차단 장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내 ‘측정기 위생관리 표준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증거능력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속 절차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원 판례와 행정절차가 충돌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증거채취 매뉴얼’을 개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 현장 예산·인력 보완이 향후 관건
일선 경찰관들은 단속 시 소모품 확보 부족이 현실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찰공무원직협의회는 장비 조달 절차 단순화와 정기점검 예산의 독립 편성을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단속 장비뿐 아니라 현장 근무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위생관리 기준의 명문화와 함께 독립적 감시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감염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음주측정기와 같은 공용기기를 감염관리 대상 장비로 분류할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음주측정기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각 부처별 실행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예산 확보와 인력 보강, 현장 관리체계 점검이 병행돼야 제도 개선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요약:
음주측정기 재사용 논란은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단속 장비 관리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위생관리 기준 강화와 예산 체계 보완을 추진하고 있으며, 식약처와 경찰청이 연내 지침 마련에 나섰다. 제도 개선이 현장 적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력·예산 확충과 관리체계 점검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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