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음주측정기 재사용 논란 확산…정부, 위생기준 손본다

김영 기자

법원 무죄 판결 계기로 단속 장비 신뢰성 강화 대책 추진

법원이 음주측정기 일회용 불대 재사용 사건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단속 장비의 신뢰성과 위생관리 기준이 도마에 올랐다. 7일 청주지법 항소심은 재사용 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부정하며 “불대는 1회 사용 후 폐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정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감염예방과 정확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음주 측정(CG)
▲ 음주 측정(CG) [연합뉴스 제공]

◆ 판결이 드러낸 단속 시스템의 허점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는 경찰이 같은 불대를 여러 차례 사용한 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용설명서 규정을 근거로 “1회 사용 후 폐기해야 하며, 반복 사용 시 침과 잔류 알코올이 측정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경찰 내부 단속 절차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장비 부족과 예산 제약으로 일회용 불대를 반복 사용하는 관행이 있었다. 일회용품 재사용은 감염 위험뿐 아니라 단속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법원은 경찰의 지침이 단순 내부 문서가 아니라 사실상 법적 효력을 갖는 기준임을 확인했다. 단속의 공정성과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동시에 부각되며 제도적 정비 필요성이 커졌다.

◆ 관리 기준은 있으나 현장 작동엔 한계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음주측정기 위생관리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경찰청의 교통단속 처리 지침(2023년 개정판)에 ‘측정 1회당 1개의 불대 사용’ 규정이 있으나, 구속력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장비 부족 시 재사용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다.

경찰청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장비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 경찰서의 음주측정 장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노후 장비 교체를 병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의료기기 수준의 위생관리 기준 도입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음주측정기를 ‘위생관리 대상 장비’로 분류해 재사용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 장치를 제조 단계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단속 장비 개선 움직임 확산

경찰청은 불대 재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단속 장비 정기점검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예산 편성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장비·소모품 확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제조사와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1회용 센서 자동차단 장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내 ‘측정기 위생관리 표준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증거능력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속 절차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원 판례와 행정절차가 충돌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증거채취 매뉴얼’을 개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 현장 예산·인력 보완이 향후 관건

일선 경찰관들은 단속 시 소모품 확보 부족이 현실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찰공무원직협의회는 장비 조달 절차 단순화와 정기점검 예산의 독립 편성을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단속 장비뿐 아니라 현장 근무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위생관리 기준의 명문화와 함께 독립적 감시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감염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음주측정기와 같은 공용기기를 감염관리 대상 장비로 분류할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음주측정기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각 부처별 실행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예산 확보와 인력 보강, 현장 관리체계 점검이 병행돼야 제도 개선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요약:
음주측정기 재사용 논란은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단속 장비 관리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위생관리 기준 강화와 예산 체계 보완을 추진하고 있으며, 식약처와 경찰청이 연내 지침 마련에 나섰다. 제도 개선이 현장 적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력·예산 확충과 관리체계 점검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책톺아보기#음주측정기

관련 기사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식 제명됐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강도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른 주요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으며 특검 구형의 일부만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서한을 지난 13일 우리 정부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복원 조치가 사전 예고된 외교적 압박의 성격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1차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전달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눈앞의 고통이나 저항이 두렵다고 해서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원칙주의’ 기조를 강조했다.

정청래 “이해찬 남긴 숙제 잊지 않겠다…개혁과 평화 반드시 실현”

정청래 “이해찬 남긴 숙제 잊지 않겠다…개혁과 평화 반드시 실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민주화의 상징이자 당의 큰 별이 지셨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 "쿠팡 美투자사, 金총리 발언 자의적 편집·왜곡" 반박

정부 "쿠팡 美투자사, 金총리 발언 자의적 편집·왜곡" 반박

정부는 23일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제기를 예고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언을 인용한 것과 관련, "전체적 발언 맥락과 무관한 자의적 편집과 의도적 왜곡"이라고 정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