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김영 기자

교사 여론은 찬성 우세, 인권 우려 속 제도 설계 시험대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

교권 침해 (PG)
▲ 교권 침해 (PG) [연합뉴스 제공]

◆ 부산 교사 87% 찬성, 수치로 드러난 현장 여론

23일 부산교사노동조합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권 침해 사안의 학생부 기재에 대해 응답 교사의 87%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매우 찬성’이 70%, ‘찬성’이 17%로,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찬성 이유로는 ‘학생·학부모 경각심 제고’가 37%로 가장 많았고, ‘교권 침해 감소’ 26%, ‘재발 억제’ 20%, ‘사회적 인식 변화’ 16% 순으로 나타났다. 교권 침해 기록을 처벌이 아닌 교육환경 회복을 위한 장치로 인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 가운데 최근 1년 이내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밝힌 비율은 49%에 달했다. 이 중 2~3회 경험한 교사는 15%, 4회 이상 경험한 교사도 11%로 나타났다. 재직 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교권 침해 경험 비율은 79%까지 올라가, 현장의 누적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 반복되는 교권 침해, 현장 대응 한계 노출

교권 침해는 수업 방해, 폭언·협박, 지속적인 생활지도 불응, 악성 민원 등 다양한 형태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압박이 겹치며 교사의 교육활동 위축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교권 침해 사실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반복적 침해 행위가 발생해도 학교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교사단체들은 학생부 기재가 징계 중심 조치가 아니라 예방과 경고 차원의 교육적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기록 가능성 자체가 학생과 보호자에게 명확한 신호로 작용해 교실 질서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찬성 여론 속 부담도 존재, 민원·소송 우려

교권 침해 학생부 기재에 대한 찬성 여론 속에서도 교사들의 부담 우려는 분명하다. 같은 설문에서 교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걱정 요인은 ‘민원·분쟁 및 소송 증가’로, 응답자의 49%가 이를 선택했다. 제도 도입이 갈등을 줄이기보다 증폭시킬 가능성에 대한 경계다.

이 밖에도 ‘교사의 심리적 부담 증가’ 25%, ‘학교 행정 업무 증가’ 16%, ‘학생 낙인 효과’ 8%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교권 침해 사안 발생 이후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87%에 달한 점은, 제도가 있어도 실질적 활용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교권 침해 유형으로는 ‘지속적·의도적 생활지도 불응에 따른 교육활동 방해’가 27%로 가장 많았고, ‘모욕·명예훼손·폭언·협박’ 24%, ‘악성 민원’ 18% 순으로 나타났다. 침해 주체로는 학생이 53%, 학부모가 45%로 조사돼 교실 밖 요인의 영향도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 학생 인권 침해 논란, 절차 설계가 핵심 쟁점

반대 측은 학생부 기록이 장기적으로 학생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진학 과정에서의 불리함과 기록 보존에 따른 낙인 효과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에게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권 침해의 정의와 판단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교사 개인 판단이 아니라 학교 차원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학생과 보호자의 소명권 보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록 대상 역시 반복적·중대한 침해 사례로 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부 국가에서는 중대한 폭력이나 위협 행위에 한해 공식 기록을 남기되, 일정 기간 이후 삭제하거나 대학 활용을 제한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제재와 권리 보호를 병행하는 제도 설계가 논의되는 이유다.

◆ 교육당국 검토 본격화, 법 개정과 합의 과제

교육 당국은 교권 침해 대응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생부 기재 허용 여부는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회 논의가 불가피하다. 제도 도입 시 전국 공통 기준 마련과 함께 기록 보존 기간, 삭제 요건, 대학 활용 제한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이라는 두 가치의 균형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도출 여부가 제도 정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요약:
 교권 침해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두고 교사 사회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나며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복되는 교권 침해와 대응 한계가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민원·소송 증가와 학생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교육 당국은 법 개정과 절차 설계를 포함한 제도 검토에 나서며 사회적 합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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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교사#학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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