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김영 기자

등유·LPG 가구 집중 지원
지속성 과제 부각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영등포 쪽방촌
▲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 한 건물 창이 비닐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등유·LPG 난방 가구에 14만7천원 한시 추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를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 약 20만 곳에 가구당 14만7천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기존 에너지바우처와 별도로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금액이다. 고환율 영향으로 연료비 부담이 증가한 점을 고려해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추가 지원금은 내년 1월 22일부터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금액이 충전된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된다. 대상 가구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이 문자와 우편으로 안내를 진행하며, 거동이 불편한 수급자의 경우 집배원이 직접 방문해 선불카드 수령 방법과 이용 방식을 설명한다. 사용 기한은 기존 에너지바우처와 동일하게 내년 5월 25일까지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겨울철 난방을 포기하는 가구를 줄이고,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인한 생활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도시가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고령층 비중이 높은 곳에서 정책 체감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연료비 상승 환경, 취약계층 부담 가중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의 배경에는 최근 연료비 상승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석유류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3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와 유류세 한시 인하율 축소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됐다.

품목별로 자동차용 LPG 물가는 5.8% 올라 상승 폭이 컸고, 휘발유(1.7%)와 경유(2.7%)도 상승 전환했다. 석유류는 생계·물류·운송 등 생활 전반과 연결된 품목으로, 가격 변동이 취약계층의 체감물가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등유·LPG 난방은 도시가스와 달리 연료비 변동이 가계 부담으로 빠르게 전가되는 구조다. 이번 추가 지원이 연료 유형을 특정해 설계된 것도 이런 취약성을 직접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 대통령 메시지와 ‘겨울 사각지대’ 대응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등유와 LPG를 사용하는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바우처 지원금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겨울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난방비뿐 아니라 먹거리와 생필품 지원 확대도 언급했다.

대통령은 겨울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위한 촘촘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안전·돌봄·소득·주거·이동 등 삶의 전 영역을 세심하게 보듬는 종합 대책을 주문했다. 이번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은 그 연장선에서 난방비 부담을 직접 경감하려는 조치로 분류된다.

정부가 취약계층 지원을 ‘일회성 금액’으로만 제시할 경우, 실제 현장에서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안내·수령 방식까지 촘촘히 설계하면 사각지대 축소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 현금성 지원과 효율개선 병행 추세

해외에서도 겨울철 에너지 비용 급등에 대비해 취약계층을 겨냥한 직접 지원이 운용된다. 영국은 대표적으로 전기요금 계정에 크레딧을 얹는 방식의 ‘웜 홈 디스카운트(Warm Home Discount)’ 제도를 운영하는데, 2025~2026년 제도 운영을 위한 자격 기준과 절차를 정부가 별도 문서로 제시하고 있다. 취약가구를 선별해 요금 부담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정책 목표는 한국의 에너지바우처와 유사하다.

영국 의회도 겨울철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을 정책 의제로 다루며 웜 홈 디스카운트 제도의 적용 방식과 자격 기준 변화를 정리해 설명하고 있다.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소비자 안내를 통해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별 자격 기준과 참여 공급자 정보를 제공한다.

EU는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을 별도의 정책 범주로 다루며 지표 설정과 취약계층 보호, 주거 에너지 효율개선 연계에 무게를 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0년 에너지 빈곤 권고안을 내고 측정지표와 정책수단을 안내했으며, 공동연구센터(JRC)는 회원국별 에너지 빈곤 지표와 격차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으로 저소득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을 운용하며,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 소득기준 등 운영 가이드를 제시한다. 한시 지원이 아니라 매년 예산과 지침에 따라 반복 운영되며, 주별로 집행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 중장기 설계가 관건

국제기구들은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에서 에너지 효율이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계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에너지 빈곤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직접 지원이 단기 처방이라면, 효율 개선은 구조적 부담을 낮추는 장치로 분류된다.

정부도 내년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서 등유·LPG 사용 가구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단열 개선이나 설비 교체 등으로 에너지 소비 구조를 낮추면, 같은 지원금이라도 체감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정책 설계의 핵심은 단기 현금성 지원과 효율 개선의 결합 방식에 있다. 추가 지원이 반복될수록 재정 부담과 지속 가능성 문제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취약가구의 난방비 구조 자체를 낮추는 경로가 함께 제시될 때 제도의 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요약:
 정부가 등유·LPG 난방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14만7천원을 추가 지원하며 겨울철 난방비 부담 완화에 나섰다. 영국·EU·미국도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운용하되, 효율 개선과 결합하는 방향이 뚜렷하다. 한국 역시 한시 지원의 체감도를 높이면서, 에너지 효율 개선을 포함한 중장기 설계로 제도를 보완하는 과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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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톺아보기#에너지바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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