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무자격 임대 적발 잇따라…단속 이후가 관건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 비주택(오피스텔)·토지 이상 거래를 기획 조사한 결과, 위법 의심 거래 8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관리 사각지대가 수치로 드러나면서 단속 강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을지가 정책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 외국인 부동산 거래, 구조적 허점 드러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는 자본 유입과 투자 다변화라는 명분 아래 상대적으로 느슨한 관리 체계가 적용돼 왔다. 대출 규제나 자금 출처 검증에서 내국인과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누적되며 형평성 논란도 반복돼 왔다.
이번 기획 조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제도 차원에서 확인한 계기가 됐다. 조사 대상에는 주택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토지 거래까지 포함됐고, 신고된 거래 가운데 상당수가 위법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단속 결과는 외국인 거래가 일부 영역에서 제도적 허점을 활용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비주택과 토지 거래는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 강도가 낮았던 영역이다. 정부가 이번 조사에서 이 분야를 집중 점검한 배경에는 그동안 누적돼 온 관리 공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에서 외국인 거래가 시장 불안을 자극한다는 인식도 단속 강화의 동력이 됐다. 실거주 목적과 무관한 거래가 늘어날 경우 주거 안정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 판단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환치기·무자격 임대, 반복된 위법 행태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은 환치기 방식의 해외 자금 불법 반입이다.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휴대 반입해 매입 대금을 마련한 사례가 확인됐다.
해외에서 1만달러를 초과하는 현금을 신고 없이 반입하거나,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통해 자금을 들여오는 행위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 같은 방식이 불법 자금 유입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체류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대업을 영위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단기 체류 외국인이 오피스텔을 매입한 뒤 임대 보증금을 받고 월세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체류 자격 외 활동 허가 없이 임대업을 한 경우다.
이 밖에도 특수관계 법인으로부터의 편법 차입, 대출자금 용도 외 사용, 거래금액이나 계약일 허위 신고, 불법 전매 등 다양한 위법 행위가 함께 확인됐다. 정부는 적발 사례를 관계 기관에 통보해 수사와 세금 추징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 단속에서 관리로, 제도 전환의 시험대
정부는 단속과 함께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제도적 관리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매입을 제한하고,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토허구역 지정 이후 외국인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고, 체류 자격과 거소 요건을 거래 신고 단계에서 확인하도록 했다. 사후 적발 중심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 관리 방식을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러한 제도 보완이 현장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작동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자금 출처 추적과 실거주 여부 확인에는 상당한 행정력이 필요해, 단속이 상시 관리로 정착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 거래 감소, 효과인가 위축인가
관리 강화 조치 이후 외국인 주택 거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주택 거래 건수가 줄었고, 위탁관리인 지정 거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 체류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가 위축됐음을 시사하지만, 일시적 효과인지 구조적 변화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정상적인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거래 감소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투자 수요 이탈로 연결될지를 두고 엇갈린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 해외 사례가 던지는 질문
해외 주요국도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취득 시 국적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해 등기 단계에서 소유 구조를 관리하고 있다.
등기부 공개 범위는 제한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정보 관리는 강화하는 방식이다. 방위시설 주변 등 중요 지역에서는 외국 국적 보유자의 지배 여부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아 안보와 시장 질서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
OECD는 외국인 부동산 거래 관리와 관련해 투명한 정보 수집과 일관된 제도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단속에 그치기보다 관리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단속 결과를 축적하는 데서 나아가 관리 기준을 상시화할 수 있을지가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단속 이후 어떤 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가 외국인 부동산 정책의 다음 과제로 남아 있다.
☑️ 요약:
정부는 외국인 비주택·토지 거래 기획 조사를 통해 위법 의심 거래 88건을 적발하며 관리 강화에 나섰다. 반복적으로 드러난 환치기와 무자격 임대 사례는 제도적 허점을 보여준다. 단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시 관리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정책 실효성을 가르는 관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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