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구조적 고환율 시대 진입 “기대심리가 상승세 가속”

음영태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과거의 안정적인 박스권을 탈피해 '평균 수준의 구조적 상승'과 '변동성 확대'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박지원 부연구위원과 김효상 국제금융팀장이 13일 발표한 '최근 환율 추세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00원을 넘기며 구조적으로 상향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평균 1,300원대' 뉴노멀… 변동 폭도 과거 대비 1.8배 급증

과거 2000~2020년 사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128.9원 수준이었으나, 2021~2025년 평균은 1,304.9원으로 약 176원(15.6%) 상승하며 구조적인 체급 변화를 보였다.

특히 환율이 1,300원을 상회하는 일수 비중은 과거 5.4%에서 최근 61.4%로 폭발적으로 늘어 고환율이 '뉴노멀'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변동성 또한 크게 확대되어, 하루 변동 폭이 10원 이상인 급변동일 비중은 과거 6.46%에서 최근 11.63%로 약 1.8배 증가했다.

▲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이례적’…원화 가치 하락폭 상위권

환율 변동률을 주요 21개국 통화와 비교한 결과, 원화는 2020년 이후 약 25.7% 평가절하돼, 일본 엔화(42.7%), 브라질 헤알화, 인도 루피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2024년 이후에도 대부분의 선진국 통화가 안정된 가운데 원화만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이 두드러진다.

▲ 달러 강세와 해외증권 투자 확대가 상승 압력 주도

이 같은 이례적 움직임은 글로벌 요인과 국내 고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달러인덱스 상승이 환율 변동을 설명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국내 요인 중에서는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이는 전체 기여도의 약 36%를 차지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5년 말까지 해외증권 투자는 26% 증가했으며, 이는 환율 상승과 유의미한 동행성을 보였다.

2020년 이후 해외증권 투자(누적)가 증가할수록 원/달러 환율도 동행하며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으며, 실제로 GDP 대비 해외증권 투자가 1%p 증가할 때 월간 환율 상승률이 약 0.2%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
[연합뉴스 제공]

▲ 최근 환율 급등, '추가 상승 기대'에 따른 시장 쏠림 현상

달러 강세와 해외투자 확대가 지속되며 환율 상승 기대심리도 고조되었고, 이는 시장의 쏠림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2025년 10월 이후에는 펀더멘털과 괴리된 수준으로 환율이 급등하며 기대심리가 환율 급등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환율이 시장의 기초 여건보다 심리적 요인에 의해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인덱스 등 주요 지표와 괴리된 채 이례적인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환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제공]

▲ 정책적 시사점…“단기 대응과 중장기 구조개혁 병행 필요”

KIEP는 단기적으로는 급변하는 시장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위적 개입보다는 일관된 정책 커뮤니케이션과 필요 시 한시적 대응을 통해 시장 기능 회복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강화와 자본유입 확대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외금융자산·부채의 구성 다변화, 투자자 보호,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 정비를 병행해야 구조적인 환율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환율은 더 이상 단순 대외 변수 아냐…구조적 전환기”

KIEP는 향후 대응 방향으로 단기적 변동성 관리와 중장기적 구조 개선의 병행을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과도한 쏠림과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 경제주체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투자 환경의 경쟁력을 높여 자본 유입을 촉진하고, 외환시장 선진화 및 주식시장 밸류업 등을 통해 원화의 매력도를 제고함으로써 대외건전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