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시중 부동자금 200조 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시중자금이 빠르게 부동화되면서 단기운용처로 몰린 자금 규모가 무려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시중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것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자금이 시중이 많이 풀렸으나 금융시장이 아직 불안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미진한 구조조정 등으로 조기에 안정을 찾지 못하면 자금의 부동화 현상도 장기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7일 자산운용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와 증권사들의 환매조건부채권(RP) 자금(이상 5일 기준), 종금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과 은행들의 실세요구불예금(이상 작년 12월30일 기준) 등 단기운용처에 유입된 자금의 규모를 집계한 결과 총 204조2천400억원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작년 9월 말의 164조6천955억원에 비해 39조5천405억원(24.01%)이 증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초단기자금운용처인 머니마켓펀드(MMF)의 경우 최근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려 93조4천16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9월 말의 62조3천296억원에 비해 무려 49.9%인 31조720억원이 늘면서 시중자금의 부동화를 주도했다.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에 유입된 자금도 40조3천723억원으로 최근 4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9월 말에는 37조9천396억원이었다.

언제든 입금하고 찾을 수 있는 은행의 실세요구불예금은 한은 집계에서 작년 12월30일 현재 65조2천44억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9월말에는 59조5천624억원이었다.

종금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작년 9월말 4조8천639억원에서 같은해 12월30일 현재 5조2천617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는 경기나 금융환경이 불확실하다고 느끼는 자금이 많다는 증거"라며 "법인뿐 아니라 일반 자금 운용자들도 최근 장기물보다 단기물을 선호하고 있으며, 시장이 안정되면 그 다음에 운용하겠다는 심리가 퍼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가 바닥이라는 신호를 보여주거나 하반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이들 자금이 증시 등으로 유입돼 이르면 2분기에도 유동성 장세가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단기부동화가 심화되는 것은 국내 금융권과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자칫 기업이 잘못돼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어떤 투자자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지난 1992년부터 99년까지 오랜 기간 MMF 자금이 계속 늘어나는 등 자금의 부동화현상이 장기화된 예가 있다"며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자금의 눈치보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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