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 WBC > ‘현미경 야구’에 무너진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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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김광현(20.SK)에게 네번 당하지는 않았다.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두차례나 꺾어 `일본 킬러'로 불렸던 김광현은 7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1⅓이닝 동안 3점홈런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려 8실점한 뒤 강판됐다.

지난 해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줬던 김광현으로선 프로 데뷔이후 최악의 투구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사무라이 재팬'이라고 결연한 이름을 지은 일본 대표팀의 지상 목표는 `타도 한국'이자 `해부 김광현'이었다.

한국보다는 항상 `한수 위'라고 자부했던 일본은 3년 전 제1회 WBC에서 한국에 두차례나 패했고 지난 해 베이징에서도 두번 모두 져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특히 김광현은 프로 신인이던 2007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주니치 드래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됐다.

자신감을 얻은 김광현은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전 2경기에 나서 13⅓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막는 눈부신 호투를 펼쳐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일본이 세번씩이나 당했으니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비롯한 일본 코칭스태프는 당연히 김광현에 대한 집중 분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김광현이 나리타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수십여명의 일본 기자들도 집요하게 취재에 나섰으며 TV에선 김광현에 대한 집중 분석 프로그램을 매일 같이 방영했다.

또 지난 2일 김광현이 세이부 라이온스와 연습경기에서 부진을 보이자 일본 신문들은 `김광현의 약점을 찾았다'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 보듯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파헤친 일본은 결국 김광현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스즈키 이치로는 볼카운트 1-1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2번 나카지마 역시 슬라이더를 공략해 연속안타를 쳤다.

그동안 김광현이 일본 타자들을 요리했던 주무기는 낙차있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였지만 일본 전력분석팀에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한 셈이다.

김광현은 `약점을 찾았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그럼 반대로 가면 되지"라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정작 실전에서 호되게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김광현이 한번의 패배로 고개를 숙이기에는 아직 나이가 너무 젊다.

비록 이번에 난타를 당하긴 했지만 이제 스무살에 불과한 김광현에게 이날 경기가 쓰디쓴 약이 된다면 한국야구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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