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기업 기존직원 임금도 삭감 검토

정부가 신입사원 뿐 아니라 기존 직원들의 임금도 삭감하는 쪽으로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캠페인을 유도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는 신입사원에 대해서만 임금을 깎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내 약자에 대해서만 불이익을 준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 내 갈등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획재정부와 은행연합회, 금융공기업 등에 따르면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잡셰어링의 최종 목표는 전 직원의 임금수준 하향조정을 통해 고용을 보다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구조를 근원적으로 해결한다는데 두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기존 직원들에 대한 임금 삭감이 공기업에서 시작돼 민간 기업으로 점차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급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공기업 등 공기업들의 임금 수준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기존 직원의 임금을 깎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기존 직원을 제외한 채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형평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직원의 임금을 삭감할지, 반납하도록 할지, 언제 시행할지, 법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고 "방식은 신입사원 초임 삭감과 마찬가지로 공기업들에게 권고문을 보내고 시행 여부를 기관장 평가 또는 기관 평가 시에 반영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깎는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노조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다음 주 초에 2차 중앙노사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논의를 해볼 계획"이라면서 "논의가 잘 진행되면 기존 직원을 포함한 임금.단체 협상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간부급(1~2급)과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임금 삭감 등을 검토 중"이라면서 "그러나 얼마를, 어느 정도 선에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신입사원 뿐 아니라 기존인력의 임금을 깎는 문제도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노조와 상의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놓고 경영진과 노조 간에 적지 않은 갈등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작년에 임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삭감은 어렵고 동결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수출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내수로 극복하려면 근로자들의 소득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근로자의 임금을 줄이면 2∼3년뒤에 내수기반이 무너져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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