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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숭고한 사랑을 논할 때 순애보라고 한다. 순애보에서 순애를 나타내는 한자어는 두 가지다. 순애(殉愛)와 순애(純愛)다. 殉愛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純愛는 순수하고 순결한 사랑이란 의미다.
최근 한 쌍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이 두 단어가 함께 떠올랐다. 이전에는 뜻에 맡게 나눠서 사용했는데 이번만큼은 둘을 함께 사용해도 무방한 뜻밖의 사건이었다. 다름 아닌 영화배우 고 장진영 씨와 끝까지 그 곁을 지켰던 고인의 남편 김영균 씨의 결혼이다. 장 씨가 숨지기 4일전 김 씨는 홀로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 김 씨의 이런 행동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유산문제를 거론했지만 순애보라는 의견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김 씨의 행동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순수한 사랑이었다는 반응이다. 그래서 김 씨의 행동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 보기 힘든 순애보다. 순애보의 중심에는 혼인신고를 통한 ‘결혼’에 있다. 김 씨는 죽어도 변치 않는 사랑의 완성형으로 결혼을 선택했다. 결혼의 가치를 숭고하게 한 것이다. 김 씨가 어떤 마음으로 혼인신고를 했는지 본인이 아닌 이상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결혼정보 업계 커플매니저로 잔뼈가 굵은 직감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만약 고인이 건강했다면 김 씨와 오래 전 결혼했을 것이다. 그러나 병마는 고인을 1년간 괴롭혔다. 두 사람은 결혼을 미루면서 호전을 바랬으나 하늘은 무심하게 가녀린 영혼을 데려갔다. 김 씨는 그것을 직감했는지 고인이 운명을 달리하기 직전 혼인신고를 결행했고 결과적으로 ‘결혼’은 축복을 받았다. 김 씨의 부모는 장례식에 참석해 예를 갖춤으로써 고인을 며느리로 인정했다. 더불어 아들의 결혼도 인정했다. 슬픔 속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결혼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의 선택이이지만 현대 들어 선택권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편혼주의가 퇴색하고 있다. 선택이란 권리가 ‘포기’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우려될 만큼 발전하고 있다.
이번 혼인신고를 접하면서 결혼의 참다운 가치를 생각했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흐릿하게 정의된 ‘결혼=순애보’란 등식이 증명된 사건이라고 본다. 두 사람의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의 힘과 그 결실인 결혼을 접하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서 퇴색되어 가고 있는 또 하나의 결혼을 본다.
고 장진영 씨는 한 줌의 재로 남았지만 결혼의 가치를 생각할 때 마다 두 사람이 떠오를 것 같다. 결혼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 데 두 사람에게 감사하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홍경희 레드힐스 본부장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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