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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 회사 두 곳이 해묵은 문제로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14년 동안 결혼정보업계만 몸 담아 온 종사자로서 이번 사건을 접하는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 한편으론 본질을 벗어난 문제로 결혼정보업계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이번 고소의 발단은 한 업체가 회원 수, 성혼커플 수 등에 대해 자사가 1위라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다른 업체는 이 같은 행위가 소비자 기만행위에다 수많은 결혼정보업체에 피해를 줬다는 요지로 업무방해와 결혼중개업관리법을 위반으로 고소를 한 것이다.
고소 업체는 이와 함께 ‘상대 업체의 성혼 커플 수가 정말 단 한건이라도 많다면 업계 1위를 인정하겠다’고 광고를 통해 밝혔다. 이번 고소를 제기한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고소 업체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사건이 종결 되더라도 소비자에게 2위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변칙 수법, 다시 말해 노이즈 마케팅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분란의 최종 목적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필자는 일선 커플매니저에서 오늘날 이들을 총괄 관리하는 임원이 되기까지 14년 동안 오롯이 고객의 성혼을 위해 일하면서 나름대로 결혼정보업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을 터득한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뢰와 배려다.
회사는 진정한 결혼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지,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커플매니저는 믿음직한 신뢰를 주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고객의 성혼을 위한 배려적인 애프터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결혼정보업계가 처한 현실을 한참 비켜간 소모적인 논쟁이다.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는 회원 수나 성혼 수는 회사가 문을 연 날부터 십 수 년 동안 누적된 숫자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정보 서비스는 대개 1년 계약으로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것이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대부분 회원이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내세우고 있는 숫자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결혼중개업의관리에관한법률 12조1항에 따르면 ‘결혼중개업자는 거짓·과장되거나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 놓은 같은 법 시행규칙과 별표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아니하고 “성혼율 100%, ”우수회원 1위“ 등의 표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현혹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거짓·과장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성혼 수 No.1, 성혼 수 No.1’는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통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표시·광고의 범위를 따져볼 여지가 있다. 광고가 문제될 경우 때에 따라선 영업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무리수를 둬가며 이러한 광고를 하는 이유는 달리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회원 가입을 위한 장치에만 몰두한 결과 가입 이후에 서비스 제공엔 소홀한 게 업계 현실이다.
결혼정보업은 애프터서비스 산업의 결정판이다. 가입 순간부터 이뤄지는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고객만족을 지나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을 졸도시키는 시대도 이젠 옛말이다. 지금은 고객 가치를 실현시키는 고객불이(不二)의 시대다. 고객이 1명이건 1,000명이건 똑같이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이라도 결혼정보업계는 자성하고 성혼율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발과 제공에 노력해야 한다. 회비 받아서 1년간 얼렁뚱땅 보내다가 ‘눈이 높으셔서’, ‘맞는 짝이 없어서’, ‘인연이 아닌 갑네요’ 등의 이유로 고객을 돌려보내서는 안된다.
1년 서비스로 모자라면 2년 동안 해주고, 고객이 연애에 자신 없어하면 전문가를 지원해 적극적으로 연애코치를 해야 한다. 또 결혼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면 결혼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야 하는 데 힘을 쏟고 한편으론 부단히 과학적인 매칭 서비스 개발을 통해 성혼율을 높여야 한다.
업계는 본질을 벗어난 숫자놀이 싸움은 그만하고 함께 처한 현실을 고민해야 한다. 비겁하게 뒤통수나 치지 말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의견을 나눠봄이 어떤지 제안한다. 그것도 못하겠다면 차라리 문제 제기나 말던지. 청춘을 바친 결혼정보업계 14년 경력이 부끄러운 요즘이다.
레드힐스 홍경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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