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서울시, 전국 최초 고액체납자의 은행 대여금고 압류

1천만원 이상 체납자 335명의 은행 대여금고 압류 실시

맹창현 기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1천만원 이상의 고액체납을 하고 있으면서도 은행에 대여금고를 개설하고 있는 335명에 대하여 382개의 대여금고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서울시는 체납징수 업무를 추진하면서 부동산·예금압류,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의 일반적인 체납징수 방법뿐만 아니라 동산압류 및 공매, 법원공탁금 압류 등 새로운 체납세금 징수기법을 개발하여 왔었다. 이번에는 국가나 타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한 사실이 없는 ‘대여금고 압류’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체납자가 은행 대여금고에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는 재산을 압류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서울시의 조사결과 1천만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으면서 은행에 대여금고를 보유하고 있는 체납자가 335명이나 되고 체납액은 3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이번 대여금고 압류조치로 이들 체납자들이 밀린 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대여금고 속에 보관해 온 동산 등을 공매처분 당하게 된다.

서울시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나 예금은 없으면서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가 많은데, 이들이 고가의 재산을 관리가 편리하고 도난·화재로부터 안전한 은행 대여금고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그 동안 과세관청에서 이를 압류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납자들이 귀금속 등을 대여금고에 보관할 개연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대여금고를 압류(봉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액체납자의 대여금고 자료조사는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은행 대여금고에 대하여는 지금까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어떤 기관에서도 실시한 경험이 없었고, 은행에서도 대여금고를 이용하는 우수 고객과의 마찰 등을 우려하여 대여금고 정보 제공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는 은행에서 체납자의 재산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국세징수법 제27조에 의하여 과세관청에 그 사실을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공문으로 협조 요청하여 은행으로부터 고액체납자의 대여금고 보유 정보를 제공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여금고 압류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대여금고 압류를 성공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서울시 압류 전문공무원과 자치구 세무공무원 81명을 동원하여 27개조를 편성한 후, 각 조별로 12일부터 20일에 걸쳐 일제히 대여금고가 있는 은행지점에 출장하여 압류를 실시했다. 압류과정에서 일부 은행지점에서 대여금고 압류(봉인)에 대하여 고객보호 명분으로 거부하기도 하였지만 조세법령에 의한 정당한 법집행임을 설득하여 모두 압류(봉인)을 완료했다.

그러나 성실납세자는 대여금고 사용 및 압류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서울시에서는 이번에 1천만원 이상 고액체납자에 대하여 대여금고 조사 및 압류를 하였으며, 성실납세자의 대여금고 보유 여부는 조사하지 않으므로 사용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압류는 대여금고를 열거나 금고에 있는 동산 등을 반출하지 못하도록 압류(봉인)만 한 것이며, 대여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재산을 인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우선 대여금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봉인만 하고 체납자에게 이달 30일까지 체납세금을 납부하도록 통보를 하였다. 대여금고 소유 체납자가 이달 30일까지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국세징수법령에 의하여 압류한 대여금고를 강제로 열고 금고 안에 보관된 재산이 있을 경우 이를 강제 인수하여 공매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여금고는 도난·분실될 염려가 없어 부피는 적으면서 재산가치가 높은 귀금속이나 채권 등 고가의 재산이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며, 특히 소득이나 재산 노출을 숨기려 정상적인 금융거래인 예금·적금 대신 고액의 무기명채권 등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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