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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미만의 어린이가 5초에 1명씩 굶어죽고 있고, 비타민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한 사람이 3분에 1꼴이며,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혹은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체 쓰레기의 23%가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세계에 굶어죽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감'이 안 올지도 모른다.
제네바 대학의 장 지글러 교수가 전 세계의 기아 실태와 그 배후 원인들을 분석한 책「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출간했다. 세계 기아현황을 단순히 수치로만 나열하거나 그럴듯한 이론으로만 분석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적 연유들을 면밀히 분석했고, 국제적인 구호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도 풀어놨다.
8억5천만 명이 만성적 영양실조인데, 세계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4분의 1이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는 세계 인구의 15%에도 못 미치는데 기아인구 25% 이상이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이다. 이 가난한 나라에서 1970년~1999년 사이 무려 43차례의 전쟁이 일어났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북한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1995년~2000년 사이에 200만 명 이상이 굶어죽었고, 15세 미만 아동의 37%가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유모의 30%가 영양실조로 아이들에게 젖을 줄 수 없는 형편이다.
이같은 기아현실을 초래한 사회구조적 이유는 간단하지 않으나 그 저변을 깊게 들어가보면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리고 기아현실을 해결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닌,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이다. 그래서 작가는 세계의 학교들이 정규수업시간에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기아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것을 비판한다.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진실을 담은 이 책은 2000년도 출간된 이래 전세계 9개 언어로 번역되어 기아문제의 기본서로 읽히고 있다. 우리 시대의 불쾌한 진실을 주저하지 않고 도마 위에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장 지글러의 이번 책은,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속히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 장 지글러는 1934년 스위스 툰에서 출생해,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했고, 1999년까지 스위스 연방의회의원(사회당)을 지냈다. 실증적인 사회학자로 활동하는 한편, 인도적인 관점에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의욕적으로 발표하는 기아문제연구자다. 제네바 대학의 교수며,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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