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환갑 넘긴 기업의 경영 비결은

'R&D'·'CEO'·'한우물'·'노사화합'

김동렬 기자

환갑을 넘긴 기업들의 경영 비결은 R&D 투자와 CEO의 역량, 핵심기술 육성, 노사화합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국내 상장 기업 중 60년 이상 된 기업 21개社의 장수요인을 조사해 '장수기업에서 배우는 위기극복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지난 10월 개최된 '기업가정신 주간'에도 강조된 사항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장수기업들이 수많은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 능력, 핵심경쟁력 중심의 사업추진, 신뢰 있는 노사관계 구축을 꼽았다.

첫 번째 비결인 지속적 연구개발 투자의 경우, 조사기업 모두가 이에 해당돼 장수비결의 필수요소로 꼽혔다.

잉크·페인트 등을 생산하는 종합 화학기업 디피아이홀딩스는 2007년 R&D 투자비율이 매출액 대비 13.85%로 조사기업 중 가장 높았다. 1985년에는 도료인쇄잉크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향후에도 환경 및 실버산업 등 미래 성장에 보탬이 되는 분야에 연구투자를 할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 수명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당장의 이익보다 멀리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위기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만이 장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동제약의 이금기 회장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회사를 경영한 CEO로 소개됐다.

일동제약의 전문경영인 이금기 회장은 1971년 전무 취임후 20년을 넘게 CEO 자리에 있으며 위기 때마다 회사를 살려냈다. 좋은 예로 IMF 위기 당시 임직원과 거래업체로 하여금 90억원에 달하는 무보증 전환사채를 인수토록 하고 450%의 상여금을 반납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2001년 워크아웃을 조기에 졸업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모든 기업의 궁극적인 위기관리 책임자는 결국 최고경영자이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CEO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금호전기는 핵심경쟁력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장수한 기업으로 소개됐다.

97년까지만 해도 국내 조명시장의 65%를 차지하던 금호전기의 번개표의 경우, IMF 한파 등으로 단번에 점유율이 40% 이하로 곤두박질쳤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외국 금융기관의 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IT조명을 신사업으로 선정해 적극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99년 국내 최초로 냉음극 형광램프를 출시해 성공했으며, IMF 외환위기 직후 146억 원이었던 적자가 2004년에는 137억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한 '한우물 경영전략'을 통해 자기 분야에서 선두에 오른 기업이 많다"며, 금호전기 외에도 동화약품공업, 가온전선, 성창기업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장수기업들은 그 비결로 '신뢰 있는 노사관계 구축'을 꼽았다.

실제 많은 장수기업들이 일정 기간 동안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하이트홀딩스, 삼양사, 성창기업, 유한양행 등은 노조설립 이후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노사 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신뢰감 형성은 곧바로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위기극복 노력은 CEO의 의지만으로 쉽게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위기극복 실행 주체인 내부직원들의 역할이 크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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