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서울大 5000자 논술문 작성, 글쓰기 방법론 알아야

김동렬 기자

글을 쓰는 목적은 자기 생각과 주장과 정보를 남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 따라서 글 전체의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글을 써야 좋은 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제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글쓴이 생각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글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주제가 선명한 글을 쓰려면 단락 전개 원리를 잘 지킬 필요가 있다. 완성한 글 한 편은 '단락'이라는 작은 단위 글이 모여서 구성된다. 단락은 '글의 주제 중 일부 하위 개념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일련의 문장들로 엮은 조직체'로서, 그 형식이 명확히 구획된 글 속의 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신문 사설과 칼럼을 쓸 때도 단락 전개 3대 원리에 따라 단락을 처리하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단락 전개 원리는 ▲한 단락에서 소주제와 뒷받침 서술이 하나의 내용으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통일성 원리 ▲뒷받침 문장들을 매끄럽게 순리적으로 배열해야 하는 연결성 원리 ▲단락의 소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논거들을 알맞게 제시해야 하는 강조성 원리를 말한다.

신문기자 출신 논술강사 신우성 씨(대치동 신우성기자논술학원 원장)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품고 2006년 1년 동안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에 실린 사설과 칼럼을 체계적 무작위 표집방법으로 1765편을 뽑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논문으로, 2007학년도 2학기 우수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대 1학년 전교생이 배우는 국어교재 <대학국어>에도 11쪽 분량으로 수록됐다. 단행본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 전개에 관한 연구'(도서출판 어문학사 출간)로도 나왔다.

서울대와 교육대 정시논술 시험을 앞두고, 논술 공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신우성 원장의 논문을 요약해 소개한다.

논문은 신문의 사설과 칼럼을 분석한 결과, 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들로 한 단락을 구성한다는 단락 구성 원리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락 전개 원리를 무시하고 임의로 단락을 나누는 바람에 산만한 글이 됐고, 단락에 뚜렷한 주제(중심생각)가 없어 무슨 말을 전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글 전체의 주제도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필자 생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논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장만 나열했으며, 한 문장을 한 단락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구성이 산만한 글이 됐다고 평가했다.

통일성·연결성·강조성 원리를 묶어서 분석해 보면, 한 편의 사설·칼럼에서 평균 절반 가량의 단락이 단락 전개 3대 원리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설·칼럼 한 편의 전체 단락은 한 편당 평균 6.48개이고, 본론 단락은 한 편당 평균 4.03개다. 그런데 사설·칼럼 한 편당 평균 3.43개 단락이 단락이론에 어긋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단락의 평균인 6.48개 단락 중 53%에 해당한다.

글 종류별로 보면, 사설이 칼럼보다는 단락 원리를 잘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별로는 언론인이 비언론인보다 이 원리를 좀더 반영해 글을 썼다.

◆통일성 원리
사설과 칼럼의 일반 단락들의 뒷받침문장들은 소주제와 내용적으로 일치하고 연관하는 것으로만 선택했는가?

논문에 따르면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통일성 원리를 가장 잘 지킨 제1집단에 속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동시에 제2집단에 포함됐다. 곧 한 단락에 한 가지 중심내용을 담은 뒤 단락을 펼쳐야 글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독해할 수 있고 글 전체의 주제도 전달하기가 수월한데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 비해 이 원리를 잘 지키는 편이었다. 위 신문들의 일부 글은 한 단락에 여러 가지 내용을 뒤섞어 담는 바람에 도대체 무엇을 독자에게 전하려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연결성 원리
사설과 칼럼의 일반 단락들은 뒷받침문장들을 순리적으로, 조리 있게 연결하여 소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는가?

<조선일보>가 유일하게 단락의 연결성 원리를 잘 지킨 제1집단에 속했다. 그다음 <중앙일보>와 <한겨레>가 제2집단에 포함됐고, <동아일보>는 맨 마지막 집단에 속해 연결성 원리를 가장 지키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서 <조선일보>는 내부 필진뿐만 아니라 외부 필진 글도 문장과 문장을 매끄럽게 연결한 편으로 평가받았다.

◆강조성 원리
사설과 칼럼의 일반 단락들은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 논증 또는 구체적 예시 등을 통하여 소주제를 충분히 뒷받침하여 강조하고 있는가?

논문은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순으로 강조성 원리를 잘 지켰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통일성 원리와 연결성 원리에서 다른 신문들에 비해 가장 우수한 결과가 나왔으나, 강조성 원리에서 유일하게 <한겨레>에 뒤졌다. 논문은 <조선일보>에 대해 "독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 논증 또는 구체적 예시 등을 통하여 주장을 충분히 강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아무리 문장들이 매끄러워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양의 수사학에서 시작된 레토릭 원리는 인류가 능률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론이다.

신우성 원장은 "단락 이론은 학문적으로도 정립되어 수많은 학술논문과 단행본으로 소개되었고 초·중·고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때문에 자기 주장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사설과 칼럼의 필자들이 굳이 단락 전개 원리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모름지기 글을 쓰는 목적은 글쓴이 생각과 주장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기 때문에 중심생각, 곧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도와주는 단락 이론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