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학농구]U리그 비리심판 운영 논란…대학연맹-농구협회는 '파워게임'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 범정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 대학농구 U리그가 과거 비리에 연루됐거나 자격도 되지 않는 심판들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학농구연맹(이하 대학연맹)과 대한농구협회(이하 농구협회)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워게임이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

농구 인기의 부활과 학원스포츠의 새로운 근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범하는 대학농구 U리그가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비리·자격미달 심판 다수 포진

U리그에 투입될 예정인 심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연 이들이 정당하게 심판의 본분을 지키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선 국제심판 자격을 가진 A심판은 과거 휠체어농구연맹으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은 인물이다.

몇 해 전, 정기 고연전에서 편파판정 논란을 일으켰던 B심판은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스스로 옷을 벗었고 C심판 역시 아마 농구계에서 유명한 승부조작의 달인이다.

이밖에 폭행물의를 일으킨 심판, 감독 시절에 부정선수 문제로 징계를 받은 심판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농구협회 규정에 따르면, 전국 단위 대학부의 경우, 농구협회가 정하는 1급 심판 이상(국제심판 포함)이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명단을 보면 2급 심판은 물론 국민생활체육농구연합회 심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규정상 대학부의 경기를 운영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포함돼 있는 것.

대학연맹은 주최 측이라는 이유로 농구협회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있다.

▲대학연맹과 농구협회, 갈등의 골만 깊어져

주최 측인 대학연맹이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심판으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들을 활용하기로 한 이유는 농구협회와의 '파워게임'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협회장 경선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대학연맹 인사들이 재선에 성공한 이종걸 농구협회 회장과 농구협회에 반기를 들고 있다는 것.

농구계의 한 관계자는 "대학연맹이 그동안 농구협회의 지원 등 여러 부분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2월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는 모창배 대학연맹 회장이 '이렇게 할 바에 사단법인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U리그는 대학연맹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열리는 대회다. 문광부는 U리그에 참가하는 각 학교에 1억 원씩 총 11개 학교(상명대 제외)에 11억 원을 지원했고 대학연맹에는 운영비 명목으로 별도 4억 원을 지원했다.

대학연맹이 금전적으로 자유로워진 측면이다. 이번 심판 논란을 통해 농구협회의 그늘을 피하겠다는 대학연맹의 강한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대학연맹의 한 관계자는 "일부 심판들이 문제가 많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들은 우리가 선정했다기보다 스스로 하겠다고 한 자원봉사자"라는 애매모호만 답변을 내놨다.

한국 농구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농구협회는 "좋은 방향으로 합의하겠다"는 말 외에는 별다른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대표선수 선발 문제로 KBL과 마찰이 있었을 때에도 드러났듯 지지부진한 농구협회의 대응이 개운치 않다.

▲"개막 전날 밤까지도 합의 도출 실패"

한국 스포츠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발생되는 또 하나 문제점은 바로 행정과 현장의 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학연맹과 농구협회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작 경기를 앞두고 있는 대학 감독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A대학 감독은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만들자며 사상 처음 시도하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U리그가 시작부터 이런 문제로 말썽이 나 씁쓸하다"며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축복을 해줘야 하는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연맹과 농구협회는 문광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25일 자정까지 의견 조율을 했지만 끝내 해답을 찾지 못했다.

임우택 대학연맹 전무는 "(농구협회가)규정을 내세우며 합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연맹은 해당 심판들 중 상당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국제심판 3명을 U리그에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농구협회에 적을 두고 있지는 않다.

26일 오후 고려대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벌어지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U리그 개막전은 최초 명단에 있던 심판들 중 일부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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