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호타이어發 악재 지역 경제 '먹구름'

광주 경제의 쌍두마차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발(發) 악재로 지역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2차례 협의 끝에 도출된 노사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연매출 2조6000억 원대 공룡 기업의 회생은 기약할 수 없게 됐고, 협력업체 연쇄 도산은 물론이고 건설업계의 잇단 붕괴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지역 경제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남양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광주·전남 2위 건설사인 남양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지 1주일도 채 안 돼 이번엔 국내 타이어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의 노사합의안이 부결 처리되면서 지역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휩싸이게 됐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7~8일 양일에 걸쳐 2010년 임단협 노사 잠정 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임금과 단체협상 부문에서 각각 44%와 43%라는 낮은 찬성률을 기록하면서 합의안은 결국 휴지조각이 됐다.

합의안 부결은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실질 임금이 무려 40% 가량 줄어든 데 대한 반발 기류가 큰 데다 중도온건파에 대한 불신임도가 한때 60%에 달했던 점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럴 바엔 차라리 법정관리로 가자"는 여론과 "사실상 백기투항"이라며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해온 강경파의 입김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불투명한 미래로, 극적인 노사합의로 회생의 빛을 봤던 금호타이어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채권단의 압박과 교섭 책임론에 따른 후폭풍, 협력업체 피해 등 3중, 4중의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이제 끝장"…협력업체 '쑥대밭'

지역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협력업체들만 '고래싸움에 등터진 새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주요 협력업체만도 금호타이어가 270∼280곳, 남양건설이 60∼70곳에 이른다.

이들 업체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돼온 경영 부실과 노사 협상, 법정관리, 합의안 부결에 밤잠을 설친 채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손 쓸 방법이 없다"며 마냥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힘없는 업체다 보니 그저 채권단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고 푸념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중 70∼80%는 이미 휴업상태. 일감도, 월급 줄 돈도 없자 아예 정부에서 70%의 임금을 보존해주는 길을 택한 셈이다. 한때 10∼20명달했던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져 고작 2∼3명만 남은 업체도 부지기수다. 상당수 업체는 채무불이행으로 '신용불량 딱지'까지 달고 있다.

S사 대표 이모씨도 "돌아온 어음까지 합하면 꼬박 7개월째 대금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며 "채권단과 노사가 밀고 당기는 사이 1, 2, 3차 협력업체 대부분 최소 수억 원, 납품업체 경우는 많게는 수십억 원의 대금이 미지급된 상태"라고 밝혔다. 협력업체협의회 관계자는 "대출로 연명하지만 자신이 없다"고 긴 한숨을 내뿜었다.

남양건설도 법정관리 신청으로 광주·전남에서만 설비, 전기, 정보통신 등 60여개 협력업체가 300억 원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도급순위 10위권 이내 일부 업체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 경제계 "초토화 막아야"

광주·전남 경제의 성장동력인 건설업과 버팀목인 금호타이어가 난기류에 휘말리면서 "이러다 지역 경제가 뿌리 채 뽑히는 건 아닌지" 재계와 지역민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금호그룹 한 관계자는 "암울할 따름"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렵사리 회복세를 보이던 지역 경제가 또다시 곤두박칠을 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조업의 기반이 취약하다보니 고용 창출 위기와 투자 축소에 따른 지역경제 생산활동 저하, 사회공헌 활동 위축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잖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안 부결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당초 합의안이 원만히 채택돼 회사 정상화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양건설과 관련해서도 "연 매출 8463억 원, 임직원 1000여 명, 협력업체 300여 개로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남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역경제 침체와 협력업체 연쇄 부도 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채권·채무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채권단 및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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