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노사관계 선진화에 ‘솔솔바람’

LG전자, 현대중, KT에 이어 두산전자BG, 노사화합선언문 발표

조성호 기자

노사관계 선진화는 국격의 밑거름이다. 과거 대립과 투쟁의 관계에서 화합과 배려, 소통으로 대화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화는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타임오프제와 노사정 모두에게 큰 반향을 몰고올 전망이다.

LG전자, 현대중공업, 두산전자BG, KT 등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화합의 바람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최근 두산전자 노조는 임금·전임자 문제를 회사에 일임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전자BG 노동조합(위원장 윤영훈)은 27일 임금인상률은 물론 노조전임자의 수와 처우 결정까지 회사에 전격 위임하겠다고 결정하고 노사화합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회사 노조가 임금 인상은 물론 전임자 처우를 포함한 단체협약까지 회사에 위임한 것은 1987년 8월 노조 결성 이후 처음이다. 한국노총 산하의 두산전자BG 노조는 세계적 금융위기로 임금동결·삭감 바람이 불던 지난해 7월에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2주간 잔업과 특근을 거부했던 강성노조다.

윤영훈 두산전자BG 노조위원장은 “회사발전을 위해 결정했다. 요즘 이익이 많이 나고 있어 회사를 믿고 똘똘 뭉칠 것이다”고 말했다.

1월28일 경북 경주 대명콘도에서 LG전자 남용 부회장(중앙 오른쪽 첫번째)과 박준수 노조위원장(중앙 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각 사업본부장 및 노조 지부장들이 USR 헌장 선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지난 1월28일 경북 경주 대명콘도에서 LG전자 남용 부회장(중앙 오른쪽 첫번째)과 박준수 노조위원장(중앙 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각 사업본부장 및 노조 지부장들이 USR 헌장 선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앞서 지난 1월28일에는 LG전자 노동조합이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 Union Social Responsibility)’을 선언하고 실천을 다짐했다. 한국기업 가운데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선언한 노동조합은 LG전자가 처음이다.

박준수 노조위원장은 “우리의 환경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세계화로 심각한 불균형을 겪고 있어 모두가 대처해야 할 ‘위기’로 규정하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USR을 선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고 기업시민의 소명을 다해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노조가 될 것”이라며 “2010년은 LG전자 노동조합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노경문화를 만드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월 2일 2009년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임금 인상(안) 위임 전달식.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이재성 부사장, 오종쇄 노조 위원장, 최길선 사장, 김동현 노조 수석부위원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3월 2일 2009년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임금 인상(안) 위임 전달식.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이재성 부사장, 오종쇄 노조 위원장, 최길선 사장, 김동현 노조 수석부위원장

지난해 3월 현대중공업 노사는 울산본사 생산1관에서 최길선 사장과 오종쇄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 인상 위임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종쇄 노조위원장은 “임금 요구안을 위임하기까지 많은 생각과 결단이 필요했다.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된 일임에도 노조를 적극 이해해주신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적 경제 위기를 맞아 노사가 다시 힘을 모아 극복하자는 의미로 위임서를 전달한다”며 “회사도 조합원의 근로 조건 향상과 유지에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길선 사장은 “노조의 결단에 감사하며, 우리 모두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화답했다.

▲ "올레 KT 창조적 신노사문화 공동선언" 행사 후 악수하고 있는이석채 KT 회장(우측)과 김구현 KT노조위원장(3월5일 서초동 KT 올레캠퍼스)

 

KT와 KT 노동조합도 지난달 신노사문화를 선언했다.

KT와 KT노동조합은 지난달 5일 서초동 KT 올레캠퍼스에서 이석채 회장과 김구현KT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레 KT 창조적 신노사문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지속적인 기업가치 창출과 사회적 책임 실천 등 신노사문화 확산에 노사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동 선언의 주요 내용은 기업가치 창출 주도 및 항구적 노사평화 유지, 고용안정 노력 등 행복한 회사 실현, 사회적 책임 적극 실천, 일자리 창출 등이다.

또한, KT노동조합은 공동선언에 이어 2010년을 “HOST운동의 원년”으로 삼고 국민과 호흡하는 신노동운동 실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동시에 발표했다.

HOST는 화합과 나눔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는 KT노조의 신노동운동으로 Harmony(화합), Originality(창조), Sharing(나눔), Transparency(투명)을 의미한다. 작년 민주노총 탈퇴 이후 KT 노조가 고민 끝에 내놓은 청사진이다.

HOST의 주요 내용은 취약계층 중고생 장학사업 및 인터넷을 활용한 무상교육, 소년소녀가장 및 비정규직 지원, 퇴직사우 재취업지원, 사회적기업 물품 우선구매 등이다.

이중 중고생 장학사업은 바로 시행할 계획이며, 취약계층 고교생 210명을 선발해 고교 졸업시까지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년간 4억원 정도의 장학금이 소요되는데 예산은 노조의 조합비와 회사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KT노조는 상급단체 지출비용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HOST 운동기금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김구현 KT 노조위원장은 HOST에 대해 “민노총 탈퇴 이후 조합원들의 열망을 만족시키고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사회적 소외계층까지 배려하는 독창적 노동운동”이라며 “노동조합 단독프로그램 외에 KT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더 많은 혜택을 나누기 위해 노사 공동프로그램을 가미했다”고 밝혔다.

KT 이석채 회장은 “노조에서 진행하는 화합과 나눔의 HOST 운동에도 무한한 지지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며 “신노사문화 공동선언이 기업가치 창출에 부응하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델로 국내 노동계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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