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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라면, 과자, 빙과류, 아이스크림류, 의류 243종 등 모두 247종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금지됐다. 그 대신 이들 품목은 판매자가 원하는 판매가격을 매겨 팔게 된다.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 제도의 도입 때문이다.
오픈 프라이스를 시행하는 정부의 목적은 일부러 가격을 높게 책정한 후 마치 할인 혜택을 주는 것처럼 판매해오던 유통계의 관습을 없애고, 제조업체들이 가격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못하도록 해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데 있다.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너도나도 가격을 인하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똑똑한 소비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소비자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에 대비해 제조사들은 이미 제조가를 인상했다. 적절한 기준가가 없어 제품을 얼마에 팔아야할지 난감해 하는 영세 상인들에게는 제조업체에서 직접 단가를 적은 종이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L-500'(500원), '1.5K'(1500원)등을 제품에 표기하는 편법 등으로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벌써 무색해지고 있다.
현재 SSM으로 대형마트와의 치열한 경쟁 중인 중소·영세 상인들에게도 이 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은 대량 구매로 싸게 들여올 수 있는 구매력으로 결정되는데 이는 대형유통업체만 가지고 있을 뿐더러 대형마트들은 이미 ‘10원 전쟁’을 선포하고 가격 인하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며 도입한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유통업체들의 경쟁을 유도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인지 의문스러워지는 지점이다. 오히려 소비자가 더 싼 곳을 찾아다니면서 똑똑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명목 하에 좁혀지지 않는 대·중소 유통업체의 문제들을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심산이 아닌지 궁금하다.
글ㅣ산업부 김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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