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결국 공약 실천을 위한 제스처였나?

성남시의 지급유예(모라토리엄) 선언 배경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전임 시장의 불필요한 사업으로 재정이 바닥나 공사대금을 줄 수 없다는 모라토리엄 선언은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그런데 최근 성남시가 이미 승인된 개발계획을 취소하고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공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성남시는 지난 2005년 주거 및 상업용지으로 개발계획 승인이 난 1공단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공단 부지는 성남시 구도심 한가운데인 수정구 신흥동 일대 8만4235㎡ 규모로 성남지역 시민, 사회단체가 공원화를 요구해온 곳이다.

이재명 시장은 당선 직후 1공단과 관련한 인·허가 행위를 일절 중단하라고 시에 요청했다. 시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자신의 공약인 공원화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1공단 부지의 공원화를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진행된 행정행위를 원점으로 되돌려야 함은 물론 3730억원대의 막대한 사업비를 조달해야 해 행정력 낭비와 재정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1공단 부지를 전명 공원화하려면 6년에 걸쳐 확정된 도시개발구역지정 취소와 도시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절차를 마치려면 최소한 2년 이상이 걸린다. 또 도시기본계획 변경 승인 권한은 경기도가 갖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사업체로부터 행정행위 중지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을 법적 싸움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난제를 무릎쓰고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는지 궁금하다. 돈이 없어 공사대금을 줄 수 없다는 성남시가 어떻게 3730억원을 마련할 것인가.

성남시는 1공단 공원화 방침에 변함이 없고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한다. 부지 매입을 위해 어떻게 돈을 마련할이지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돈이 없다는 시가 수천억원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그렇고, 사업을 진행하려면 재정계획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그림조차 없는 것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는 마른 수건도 짜는 재정 건전성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 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은 조정하는 등 예산과 부채를 줄이고자 비상이 걸렸다. 또 중복되거나 낭비성 행사도 비판받던 지역축제도 대폭 손질하고 있다.

성남시장에게 묻고 싶다.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면 당장 철회하고 서민들의 생활에 도움되는 사업을 찾아라. 그래야 시장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부끄러워 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