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부동산 딜레마’에 빠진 이명박 대통령

오락가락하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가 오늘 8월로 연기됐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이틀간 회의를 열고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합의를 못 이뤘다. 국토해양부는 부동산 거래를 늘리려면 DTI를 비투기 지역에 한해 10%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실은 늘어나고 실제 거래촉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반대했다. 정부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DTI 완화를 담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사전에 알림으로써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의견 불일치라는 결과로 나타나자 시장은 냉랭하게 식었다. 애드벌룬을 띄워놓고 한껏 분위기를 잡더니 ‘아니면 말고 식’의 정부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치논리로 부동산 규제완화를 시도하다 역풍이 두려워 꼬리를 내렸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6.2지방선거 패배를 만회하려는 데서 출발했다.

체감경기 악화로 ‘경제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다수 중산층과 서민들이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청와대는 집값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했다.

집값안정과 거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승부수가 부처간 의견충돌로 무산된 것은 청와대의 정책조율 능력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내부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정책결정이 오락가락 하면서 시장의 신뢰에도 금이 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내놔도 시장에선 싸늘한 반응을 보일 게 분명하다.

이번에 부동산 대책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정치적인 고려도 작용한 측면도 있다. 7.28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칫 ‘강부자 정권’이란 비판이 재개될 우려가 있어서다.

그렇더라도 시장의 신뢰는 물론 혼선을 빚는 정책결정을 본 민심을 어떻게 다잡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민심을 얻기는 어려워도 떠나기는 쉽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대책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8월 말로 예정된 세제개편안 등과 맞물리며 시장 변화에 따라 ‘패키지’가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해 경기회복을 부양한다는 목적을 대통령과 여권에게 여전히 달콤한 것이기 때문이다.

‘패키지’로 활성화 방안이 나올 경우 과연 무엇을 포기하고 뇌관 같은 부동산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냐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보다는 제발 한 마리라도 확실하게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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