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총리직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청와대는 정 총리의 사의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 총리는 후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교수의 신분에서 정권 2인자로서 변신한 지 10개월 만에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정 총리는 사퇴 결심 배경에 대해 “주요 정치 일정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국가의 책임 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 아쉬움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치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국무총리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 자신이 밝힌 퇴임 배경에서 우리가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 발언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세종시 수정안이 국론을 분열과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초 총리 임명 때 밝힌 소신과 같은 궤로 이해할 수 있다.
경제를 공부한 교수로서 당연히 피력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평생을 두고 회한이 남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 총리가 공식적으로 퇴임을 발표하자 여야는 상반된 논평을 냈다. 한나라당은 “정부를 위해 헌신한 점을 국민이 평가할 것”이고 밝힌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을 때 사퇴했어야 했다”며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그동안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중요한 국정과제를 짊어지고 애를 많이 썼는데,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하게 돼 안타깝다”며 “이명박 정부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점에 대해 국민이 평가할 것이고, 한나라당으로서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과 동시에 총리로서의 생명이 사실상 마감됐다”며 “후임총리는 민주주의적 기본질서와 헌법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더 이상 국론을 분열시키거나 권력의총대를 메는 총리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의 반응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학자인 조순의 애제자이자 스승과 같은 길을 걸었던 정운찬 총리. 그가 학자적 소신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느꼈는지 당장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정 총리가 앞으로 택할 선택에 따라 많은 사람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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