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정부 의지에 달린 우리금융 민영화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일 국내사 2곳과 해외 1곳 등 모두 3곳을 우리금융 주식 매각을 위한 주관사로 선정한다는 공고를 냈다. 매각 주관사는 매각 대금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매각 구조를 설계한다. 또 잠재적 투자자에 대한 정보 수집과 유치전략 수립 등 실행 등의 업무를 맡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이제 첫 발을 디딘 것이다.

민영화 방안에 대해 시장에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영화 방안 발표를 수차례 연기하면서 고심한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내용이 없다. 기껏해야 지방 은행을 분리 매각한다는 정도가 관심을 끌 정도다.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다른 금융지주사 등과 합병을 추진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완료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정한 것도 별 소용이 없어 보인다. 민영화의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대상을 찾기에 쉽지 않아서다. 이는 민영화의 핵심 내용인 매각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예보 보유지분을 일괄 매각할지, 아니면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병시킬지가 불투명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 정부로서는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독과점 논란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합병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액을 다 건질 수 없을 뿐더러 자칫 금융사에 대한 특혜 시비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또 겉으론 민영화지만 정부의 입김 아래 놓이게 돼 ‘관치금융’이라는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

독과점 논란과 관련 금융지주회사법과 은행법이 우리금융 인수대상자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어 적격업체를 물색하기 쉽지 않은 것도 정부의 딜레마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선 누가 우리금융을 인수할지를 두고 추측성 소문이 퍼지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놓고 이해관계가 얽힌 갈등도 풀어야 할 문제다. 벌써부터 금융노조는 대형화 반대를 명분으로 금융기관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합병 후 몰아칠 구조조정 태풍 때문이다. 여기에 상급 노조단체가 합세할 경우 상황은 더욱 꼬이게 된다. 노조의 반대로 정부가 시간이나 명분, 혹은 이이에 쫓겨 원하지 않는 조건을 받아들이기라도 한다면 우리금융은 아예 민영화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게 뻔하다.

이런 시나리오를 정부가 사전에 미리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가 일정을 못박은 이상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늦춰서는 안된다. 그러자면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결국 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