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반칙’ 차단이 ‘타임오프’제 정착의 관건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가 시행 한 달을 맞았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단 연착륙 기미를 보이고 있다.

7월말까지 단체협약이 끝난 100인 이상 사업장 1350곳 가운데 64.1%가 ‘타임오프’에 합의했다. 또 정부의 고시한도를 지키기로 한 사업장이 96.2%로 대다수가 타임오프를 받아들였다. 면제한도를 초과한 사업장은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29곳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타임오프제를 강력히 반대하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사업장 절반(50.2%)이 찬성한 것은 이 제도의 연착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타타대우상용차, 한국델파이, 현대삼호중공업 등 강경 이미지의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들이 잇따라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것이 눈에 띈다.

또 민노총 소속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전위대로 불리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과 노조전임자 수를 관련 법령에 따르기로 했다. 장기간 투쟁을 벌였던 쌍용자동차를 비롯, 현대중공업, LG전자, 하이닉스, 현대미포조선 등도 노조 전임자를 대폭 줄였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타임오프제도가 예상보다 빨리 노동현장과 단위사업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노사간에 합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투쟁적, 소모적 노사관계로는 더 이상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글로벌에 맞는 노사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노조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어젠다를 확대 재생산하며 갈등적 투쟁에 앞장서 온 상급단체에 개별 조합원이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권에 따라 달라질 상급단체의 전략과 평생직장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현장간 시각 차이가 이번 타임오프제 도입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 속에 보이지 않는 이면합의가 있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편법으로 노조 전임자 수를 줄이거나 금전 지원으로 이를 보상하는 것은 결국 서로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법정한도를 초과해 단체협상을 체결한 사업장 29곳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 감독할 것을 주문한다.

자율시정 권고 및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내려 준법 노사관계가 자리잡도록 감독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관계기관이 이달부터 대규모 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합동 점검을 수시로 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노사관계의 선진국을 위해 ‘타임오프제’가 바르게 정착되도록 정부의 꾸준한 사후조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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