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주민소환’까지 몰고온 성남시와 LH

전임 시장의 무분별한 사업으로 재정상태가 나빠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성남시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한국토지주택(LH)공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포기에 이어 이재명 시장이 공약 이행을 위한 공원화 사업 추진, 숨겨진 부채의 발견 등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LH공사가 경기 성남시 구시가지 2단계 주택 재개발 사업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주민들이 뿔난 것이다. 주민들은 집회를 열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촉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성남시장의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한편 LH 사장 퇴진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LH의 사업 중단 선언은 이재명 시장과 LH의 정치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의 판교특별회계 5200억원의 지불유예 선언에 대한 LH의 보복성 조치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시와 (구)주택공사의 협약에는 재개발 사업구역 시행 시 기반시설 설치 공사비를 시가 지원하기로 돼 있는데 지불유예 선언 후 LH가 재개발 구역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해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을 볼모로 시장과 LH공사가 볼썽사나운 싸움을 그만두라는 경고인 셈이다. 시민들이 시장에 대해 주민소환을 내세운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눈에 띄는 보고서를 냈다. ‘성남시 지급유예선언과 지방재정의 건전화 과제’라는 보고서는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자치권을 제한하거나 주민소환 대상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시로 불거진 지자체의 재정 위기가 정치적 문제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적절한 예방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지방 재정위기를 조기에 알아챌 수 있도록 명확한 재정위기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지방 재정위기 기준에 해당되는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감독으로 강제적인 재정건전화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즉 현재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재정건전화계획 수립절차를 의무화하고 재정건전화계획 추진 결과에 따라 역 인센티브나 패널티를 준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보고서로 충분히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지자체장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주민소환이라는 카드까지 나온 만큼 이번에 지자체의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