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호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귀감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이 시작한 ‘기부약속’(The Giving Pledge) 운동에 40명의 미국 억만장자가 1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75조원을 내놓는다.
CNN 창업자,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뉴욕시장, 록펠러가, 조지 루카스 등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인 주요 매체들이 주요기사로 취급할 정도로 쟁쟁하다. 이들은 재산기부 운동을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다음달 중국의 갑부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내년 3월에는 인도의 억만장자들을 만나 재산 기부를 권유할 예정이다.
우리 현실에 비춰보면 그들의 행동이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다. 국내 기업들의 기부 활동도 외국 기업에 못잖게 활성화되고 있지만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 기부금 절반 이상은 기업이 차지한다. 보통 매출액의 0.1~0.08%뿐이다. 국내 10대 대기업 중 7곳은 2009년 기부금을 2008년에 비해 크게 줄였다. 올해 삼성전자는 기부금액을 30% 가량 줄였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건 기업인 개개인의 기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주식이 오르면서 자산총액이 수십조원이니, 수천억원이니 하는 이야기는 들려도 사회를 위해 얼마를 내놨다는 미담은 들을 수가 없다. 다만 문제가 있을 때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뉴스는 있다. 일종의 면죄부로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것,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다. 2006년 정몽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선고받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06년 불법 대선자금 제공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자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용처나 8000억원이 장학재단에 투입됐는지 알 수 없다. 재단 구성도 알려지지 않아 의구심만 생긴다. 최태원 SK회장도 계열사에 재산을 몇 차례 내놨지만 사회적 기부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대가 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 총수들도 적지 않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개인의 경우 1억원 이상, 법인은 연간 30억원을 낸다. 빈부 격차 해소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기부를 통한 나눔은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우리도 게이츠나 버핏처럼 대가 없이 자신의 재산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인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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