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지만, 윗선 규명에 실패하면서 김준규 검찰총장의 수사 패러다임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1일 이인규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을 구속 기소하고, 원모 전 조사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를 종결했다. 두 달 가까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불법사찰의 본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성과물은 빈약하다 못해 수사를 하긴 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누가 사찰에 개입해 지시·보고를 받았나’라는 핵심 의혹을 비켜가 의도적인 ‘꼬리 자르기’가 로 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은 부실한 수사결과에 대해 “이 전 지원관 등 당사자들과 이영호씨, 지원관실 직원 모두 지시나 보고는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관련 물적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형사법적으로 윗선을 규명할 ‘단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총리실 압수수색 전 하드디스크의 자료가 지워지거나 파괴돼 물적 증거를 찾는 게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증거 등 자료가 있어야 (청와대 등 윗선을) 기소할 것 아닌가”고 항변했다. 하지만 검찰의 항변은 설득력이 없다.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흔적이 많아서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신사다운 수사’를 강조했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지난달 5일 사건을 의뢰받자 ‘원칙대로’ 다음날 피해자인 김종익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7일 조사를 진행했다. 더불어 국민은행 및 경찰 관계자들도 소환해 관련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받았다. 이후 검찰은 8일 법원에 총리실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고, 영장을 발부받자 9일 오전 총리실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하지만 검찰이 신사답게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이번 사건을 규명할 핵심 물적 자료인 총리실 하드디스크와 관련 보고문서 대부분은 삭제되거나 파기됐다. 검찰은 “어차피 압수수색 전에 하드디스크 일부가 파기된 것으로 보이고,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사는 통상 검찰 수사와 달리 국회에서 의혹이 제기된 뒤 총리실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검찰에 넘긴 것이다. 수사의뢰를 받자마자 핵심 인물들에 대한 ‘긴급 체포’나 ‘압수수색’을 할 수 있을 만큼 관련 정황이 명백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수사 의지만 있었다면 수사 초기 충분히 핵심 증거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왜 하필 현 정권 핵심부와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 사건에 대해서만 신사다운 수사가 진행되냐’는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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