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넘게 이어온 한국의 고위 공무원 임용시스템인 사법·외무·행정고시가 대폭 개편되면서 찬반 논란도 뜨겁다.
전문성과 직무수행 능력 등은 따지지 않고 고시 책만 파고든 고위 공직자를 양성해온 기존 고시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본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더라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경제적 형편이 좋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좋은 ‘스펙’을 쌓아 고위 공직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사이에선 “동료 중 고위 외교관 아버지를 둔 친구가 있는데 채용제도가 정부 안대로 변경되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외국 경험을 많이 한 그런 친구만이 외무 공무원에 채용될 것”이라고 정부 안에 대해서 회의를 나타냈다. 실제로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고위 관료의 자식들을 과거시험 없이 관리로 등용한 고려시대 ‘음서제’의 빗대어 “고시가 폐지되고 음서제가 부활했다”는 의견을 내놓은 누리꾼도 있다.
각종 자원봉사 활동, 연구·저술 실적, 특허 출원 실적 등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우대해 선발할 계획이라는 정부의 계획은 자신의 출신 배경이나 금전적인 문제로 전문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을 시작 단계에서부터 차별하는 정책인 셈이다.
우려의 목소리는 정부 여당에서도 들린다. 정두언 의원은 “해외학위취득자, 변호사, 변리사 등 일부 전문 직종의 공직 독점 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개인적인 스펙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유층 출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저소득 출신의 공직 진출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부가 아니라 풍부한 끼와 인성, 자기만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면 지방에서 대학을 나왔다 할지라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의견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논란이 거세지자 행정안전부는 인성과 자질, 잠재력, 국가관과 공직에 대한 소명감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적성검사를 강화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렵하겠다고 한다.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시행에 앞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선방안의 골격은 살리겠지만 정밀한 세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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