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경웅의 세상보기] 대북 인도적 지원,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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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 피해가 심각하다. 신의주 일대는 압록강이 넘쳐나서 물바다가 되었다는 소식이다. 두 달 전, 식사를 했던 압록강변의 유경식당은 간판만 보인 채 물에 잠겼다. 북한 매체들은 신의주 뿐 아니라 전체 지역이 수해(水害) 대상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남쪽 역시 여름철 비 피해를 입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남북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정부가 우리 수재민들을 잘 감싸 안으면서도, 북녘 수해 동포들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자연스럽다. 여당 야당을 떠나 한 목소리로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론 대북 쌀 지원도 검토해보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일부는 “현재 대북 쌀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북 지원사업은 천안함 사건 이후 원칙적으로 보류하되, 영·유아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은 유지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 통일부, 적십자사는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에 나서야

 문제의 핵심은 바로 취약계층 지원사업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남북을 가림없이 수재민이 취약계층이 아니면 누구겠는가. 정부는 어린아이들만 취약계층으로 거명을 했는데, 노인이나 장애인, 병든 이들도 당연히 그 대열에 속할 터이다. 그렇다면 이들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사업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 당장 정부가 앞장서고, 양식있는 사회적 뒷받침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게 해야 할 일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의 1단계 대상은 ‘취약계층’이다. 수재민을 비롯한 어린아이들, 노인과 장애인, 환자들이다. 이들에게는 쌀은 물론 분유, 의약품과 옷가지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정성을 나눠야 한다. 얼마전 경기도가 대북 말라리아 예방사업을 벌였고, 인천시가 빵과 두유 등 대북 어린이 돕기사업을 한 것이 시금석이다. 이제는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되었다.

 특히 이번 수해를 계기로 해서, 수재물자 지원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을 연다든지, 민간단체들이 위로 방문단을 만들어 수해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도 시도해볼 만 하다. 남북이 한겨레로서 아픔을 함께 하고, 쌀 한톨이나마 나누자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이다.

◆ 남북관계, 대승적으로 재검토 할 시점

 대북 지원사업의 2단계는 전면 재개(再開)이다. 이 단계에는 현 남북관계가 바뀌어야 시행될 수 밖에 없는 정황이다. 북측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과연 어떤 식으로 반응을 보여야 정부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제적 조사결과가 이미 전 세계에 공표되고, 남북이 유엔에서 공방을 편 마당에 이 문제는 완벽하게 해소되기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다. 그럼에도 가령 북측이 “경위야 어떻든 남측에서 사상자가 많고, 함정이 침몰한 사실은 심히 유감스럽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반응할 때에 어떤 시나리오로 대응을 해야할지. 북이 자세 변화를 할 때다.

분명한 사실은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악순환이 되풀이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벌써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우다웨이 의장이 서울?평양 등 관련국 순방에 나섰다. 미국의 카터 전대통령은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 평양나들이에 나섰다. 대북제재와 대화 움직임이 함께하는 미묘한 형국인 것이다. 남북관계 역시 대승적으로 재검토 되고, 다시 좋아져야만 한다. 우리에겐 내일도 있고, 이웃이 있다. 남북의 못난 모습은 더 이상 곤란하다.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이 그 출발점이다.

김경웅
논설위원,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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