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취재현장] 정부가 떠안는 민간부실, 다시 민간으로

김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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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자본시장연구원이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크리스토퍼 콕스 전 SEC의장은 미국, 유럽 및 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은행 및 금융서비스 규제와 극적인 미국 및 유럽의 재정정책 변화는 전 세계 금융산업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들이 막대한 국가부채 사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국정부는 민간부문의 위험을 정부
부문으로 전환하기 위해 1조달러를 지출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대규모 부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를 충당하기 위해 저축과 투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면서 자본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결국 민간의 부실을 떠안은 정부가 이를 다시 민간에 떠넘기는 식이다. 문제는 부실의 초래한 민간기업의 부실이 정부의 손을 거쳐 개별 국민들의 짐으로 떠넘겨진다는 점이다. 우리정부의 재정지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가 동결된 것과 그 직전 취해진 부동산규제완화책은 국민의 가계재정보다 기업의 재정을 더 신경 쓴 조치로 보인다. 부동산경기침체로 건설사과 금융사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국민들에게 빚을 내서 미분양주택을 사라고 부추기는 모양새다. 저축은행 부실에 대해서도 정부는 앞장서 국민의 세금으로 이를 충당했고, 부실회사에 대해서도 공기업을 앞장 세워 끌어안았다.

이런 결과 2008년 공기업 부채는 157조원에 달했고, 지금도 계속 급증해 2012년에는 3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기업 부채를 제한 국가부채도 2004년 203조원에서 5년만에 366조원을 불어났고 여기에 국가보증채무와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 부족액을 합산하면 2008년 기준 1296조원이 넘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민간부문의 부실을 방지할 대책이나 부실자산 처리의 명확한 기준마련에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럽과 미국의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우리 안에 위기의 불씨가 큰 불로 번지기 전에 진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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