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15세기 한․일 외교사 기록된 ‘해동제국기’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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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 가장 오래된 목활자본인 ‘해동제국기’를 오는 7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

'해동제국기'는 1443년(세종 25년) 일본에 서장관(書狀官)으로 다녀온 신숙주(申叔舟,1417~1475)가 1471년(성종 2년) 왕명을 받아 직접 관찰한 일본의 정치․외교관계․사회․풍속․지리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 기록한 책으로 15세기의 한일관계와 일본 사회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이와 같은 사료적 가치 때문에 1933년 조선사편수회에서 영인 간행했고,1974년에도 민족문화추진회(오늘날 한국고전번역원)에서 '해행총재(海行摠載)'를 간행하면서 해동제국기를 영인 수록한 바 있다.

‘해동제국’은 즉 일본의 본국·구주 및 대마도·일기도(壹岐島)와 유구국(琉球國)을 총칭하는 말이며, 찬술 당시의 내용은 해동제국총도(海東諸國總圖)·일본의 본국도(本國圖)·서해도구주도(西海道九州圖)·일기도도(壹岐島圖)·대마도도(對馬島圖)·유구국도(琉球國圖) 등 6매의 지도와 일본국기(日本國紀)·유구국기(琉球國紀)·조빙응접기(朝聘應接紀) 등이다.

이후 1473년(성종 4년)에 ‘成化九年(1473년)九月初二日 啓’가 부재(附載)되었고, 다음해인 1474년에는 예조좌랑 남제(南悌)가 웅천제포도(熊川薺浦圖)·동래부산포도(東萊釜山浦圖)·울산염포도(蔚山鹽浦圖) 3매를 추가했다.

1501년(연산군 7년)에는 병조판서 이계동(李季仝)의 제안으로 유구의 풍토와 인물․세대에 대해 성희안이 유구국 사신에게 상세히 물어 그 내용을 '해동제국기' 끝에 기록했다.

이번에 새로 지정되는 ‘해동제국기’는 지난해 12월 15일 한 소장자가 문화재 지정 신청한 것으로 문화재위원 조사 결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서의 지정가치가 인정되었다.

문화재위원회의 사전심의와 각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지정예고, 화재위원회 정심의를 거쳐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최종 결정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공개되어 전하는 '해동제국기'의 간본으로는 5장 분량의 갑인자(甲寅字)본(국립중앙도서관 소장)과 임진왜란 직후인 17세기 초 훈련도감에서 목활자로 간행한 을해자체(乙亥字體) 목활자본, 1923년 신숙주의 후손인 신용휴(申龍休)가 간행한 목활자본(규장각 소장) 등이 있다.

이번에 새로 지정되는 ‘해동제국기’는 17세기 초에 훈련도감에서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을해자체 목활자본이다.

'해동제국기'는 17세기에 간행된 을해자체 목활자본이기는 하나 완전한 초주갑인자본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현재 가장 오래된 '해동제국기'판본이다. 근대 이전 시기의 유일한 목활자본이며, 보존 상태도 온전하므로 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매우 크다. 다만, 향후 초주갑인자본 발견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하지 않고 우선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

용어설명 - 서장관(書狀官) : 조선시대 외국에 보내는 사행직(使行職)의 하나로 사행 중 일어나는 사건을 기록하여 임금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해행총재(海行摠載): 고려 말부터 조선 말까지 일본에 다녀온 사신들의 기록과 포로로 잡혀가거나 표류하여 일본에 체류한 기록들을 모은 총서

조빙(朝聘) : 조현(朝見)과 교빙(交聘). 조(朝)는 인군(人君)을 알현한다는 뜻이고, 빙(聘)은 인국 사신(隣國使臣)의 교빙(交聘 고전용어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서로 사신(使臣)을 보내는 일)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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