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 글로벌 유동성 급증의 영향과 시사점

최근 물가흐름의 특징을 보면 공급충격 요인이 물가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 및 서비스 가격 안정에도 불구하고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농산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세가 확대됐다. 2010년 1∼9월 중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8.2% 상승해 동 기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을 3배 이상 넘었다. 기상이변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7.1% 상승한 데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류가격도 10.1%나 상승했다.

특히 9월 기상악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로 농산물가격이 급등(전년동월 대비 32.7%)하면서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석유류 제외)은 2010년 1∼9월 중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 1.8% 상승에 그치면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회복세 지속 및 풍부한 시중유동성등으로 물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 한국경제는 2009년 1/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실질국내총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7.6% 증가했고,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009년 2월을 저점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 머니갭률(money gap)로 평가한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세와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압력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회복세 지속에도 수요확대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은 가시화 되지 않은 것이다. 2009년 9월 개인서비스가격은 전년동월대비 2.2% 상승에 그쳤다. 경기 흐름이 약 3
∼4분기의 시차를 두고 개인서비스가격에 반영되는 일반적인 현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 인플레이션 구조 변화 추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0년대 들어 크게 둔화되면서 3%대로 안정되었고, 변동성도 축소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제4∼6순환기(‘85.9∼98.8) 5.8%에서 제8∼10순환기(’01.7∼현재) 3.1%를 기록하며 이전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물가 변동성 및 상승률을 고려한 변동성 모두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표준편차는 제4∼6순환기(‘85.9∼98.8) 2.1에서 제8∼10순환기(’01.7∼현재) 0.9로 약 절반수준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표준편차의 변동폭을 나타내는 변이계수(=표준편차/평균)도 동 기간 중 0.37에서 0.29로 떨어졌다.

물가변동요인별로는 수요관련품목의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수요관련 품목의 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전체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면서 물가상승세를 주도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상승세가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공급관련품목과 해외 및 기타 품목의 물가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기여율이 상승했다. 2000년대 들어 자산가격 변화와 물가 상승률 간의 상관관계가 크게 나빠지고 있다. 자산가격과 물가 사이의 관계를 실증 분석한 결과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방지에 주력

최근 물가오름세 확대가 수요압력이 아닌 공급충격에 의한 것임을 감안할 때 급격한 가격변동에 대응하고 물가 불안심리 진정에 주력해야 한다. 공급충격에 의한 물가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산물가격 급등이 다른 식
품가격 인상을 유발하는 2차 효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요요인보다는 공급요인에 기인한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된 상황이므로 긴축 등 거시적 정책대응보다 수급안정 등 미시적 대책이 효과적이다. 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2∼4%)를 일시적으로 상회하는 것에 대응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경기상승세 둔화 등으로 수요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은 약화될 소지가 있다.

◆ 물가변동성 축소하기 위한 노력 필요

환율이 물가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된 점을 감안하여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 및 기타 품목의 변이계수는 제4∼6순환기(‘85.9∼98.8)0.52에서 8∼10순환기(’01.7∼현재) 0.70으로 상승했다. 특히 해외 및 기타 품목의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기여율은 제9순
환기(‘05.4∼’09.2) 27.6%에서 제10순환기(‘09.2∼) 32.5%로 상승했다.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환율변동이 물가변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단기자본 유출입 관리 및 외환건전성 감독·규제 등을 강화하여 해외자본 유출입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2005년 이후 원화가치 움직임이 경상수지 등 경제 펀
더멘털보다 오히려 해외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한다. 한국 금융시장의 교란역할을 하고 있는 헤지펀드 등 단기성 자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국제 수준의 규제를 도입할 필요하다.

◆ 자산가격 변화 반영할 지표개발 필요

중장기적으로 자산가격 변화를 보다 더 잘 포착할 수 있는 물가지수 개발이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자산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여 자산가격 움직임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용팽창, 과도한 위험선호, 자산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유동성 관리를 통해 자산가격 움직임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를 지속
하고 있으나 통화량 지표, 자산가격, 근원물가 모두 안정적인 상태다.

글: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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