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 ‘글로벌 경제위기 2년의 평가:위기는 끝났는가’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지 2년이 경과한 지금 세계경제는 국제공조에 힘입어 마이너스로 추락했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되는 등 표면적으로는 위기상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선진국의 GDP 수준이나 세계교역 규모 등은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등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국제공조도 약화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과연 위기가 끝난 것인지, 향후 세계경제는 정상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남아 있는 과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최악의 위기국면을 탈피

세계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상황을 표면적으로는 극복한 모습이다. 2009년 1/4분기 -3.4%를 기록했던 세계경제 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이 2009년 4/4분기에는 0.9%로 반등했다. 2010년 상반기에는 4% 수준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 리스크 지표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 위기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던 TED 스프레드, VIX 지수(변동성 지수) 등도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 수준보다 하락했다.

세계 각국이 국제공조 하에 금융 및 재정 정책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시하고 있다. 초저금리를 통한 유동성의 무제한 공급 등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금융기관의 연쇄도산을 방지하고, 자산가격 회복에 기여. 각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재정지출을하고 있는 중이다. G20 국가의 평균 GDP 대비 경기부양용 재정지출 규모는 2% 수준(2009년) 정상 수준으로는 아직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을 제외한 주요 실물경제 지표는 아직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신흥국은 실질 GDP(달러 기준)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선진국은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금가격 급등, 주요국 국채 가격의 고공행진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지속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 글로벌 금융위기는 진행 중

현 시점에서 세계경제는 정상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위기대응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어 ‘위기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2011년까지 위기로부터 충격을 크게 받은 美주택시장, 가계, 기업 및 금융기관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경기부양 등 정부 주도의 경기회복세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의 소비 및 투자가 경기 활성화를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재정부실 확대와 글로벌 과잉 유동성 등 위기대응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는 향후 3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며 해소과정에서 경기둔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 당분간 세계경제는 저성장

2011년에도 위기충격으로부터의 정상화 달성과 위기대응의 부작용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경제의 불안은 지속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민간의 자생적 회복력 부족과 후유증 치유 부담 등으로 성장력 침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진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용불안 지속, 가계의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소비여력 축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의 투자 부진 등이 경기회복을 지연하고 있는 요인이다. 최근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선진국 경기가 계속 부진할 경우 선진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도 불가피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자산버블 가능성도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 국제공조 약화가 새로운 위험요인

위기 발생 이후 각국이 국제공조에 나선 결과 대공황과 같은 파국을 회피할 수 있었지만,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정부의 경기 부양능력이 감소하면서 국제공조가 약화되고 있다. 각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경기부양 수단이 제한됨에 따라 환율을 통한 수출증대와 각종 수입제한 조치를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 화폐의 가치하락 경쟁을 통해 수출 촉진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중국의 위안화에 대한 인위적 저평가 중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와 엔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으며, 신흥국도 시장개입을 통해 자국통화 가치하락에 동참하고 있다. ‘은밀한 보호무역주의(murky protectionism)’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정부의 자국산 우선구매 조치, 미국의 자국산 2차전지 보조금 지급 등이 대표적 사례다.
각국의 자국이익 우선 정책에 따른 국제공조 약화는 세계교역 회복지연 등을 통해 세계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확대·심화시킬 우려가 높다. 글로벌 공조체제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환율갈등과 실질적 보호주의 조치가 연쇄적 반응을 통해 확대된다.

◆ 한국경제도 회복속도 둔화 불가피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정부의 적절한 대응등으로 한국경제는 조기에 회복세로 반전하는데 성공했으나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발생 이후 세계경제의 성장기반 약화로 인해 한국수출 둔화와 이에 따른 설비투자 부진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수지비율을 지속적으로 하락시켜 2013∼2014년에는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할 계획이다.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출구전략의 속도를 조절이 필요하다.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국내외 경제흐름 및 원화가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그 과정은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화 달성을 위해 노력하되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의 재정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서 발생할 수 있는 해외시장 경쟁 격화 및 통상마찰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민감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단기자본 유출입 관리 및 외환건전성 감독·규제 강화 등을 통해 해외자본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내수기반을 확충하여 외부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고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경제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용기반을 공고히 하는 등 내수기반 강화를 위해 노력도 필요하다.

글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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