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속속 드러나는 태광그룹 비자금 추가 의혹

홍민기 기자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호진 회장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일가가 보험설계사 명의를 도용해 가입한 계좌로 최소 800여억 원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 '해직자 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는 18일 "이 회장 일가가 115명의 보험설계사 이름을 도용해 만든 계좌에 저축성 보험을 가입해 313억 원을 운영했다는 내용의 자료가 지난 2003년 흥국생명 노조 파업 당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복투는 "이 회장 일가는 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313억 원을 운영하면서 설계사들이 마치 보험을 유치한 것 처럼 조작해 유치 수당 17억 5400만 원을 착복했다"고 덧붙였다.

또 "2000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보험료 201억 원의 일시납 부분에 대한 시책비와 수당 10여억 원을 착복했다"고 설명했다.

해복투 관계자는 "2001년 이후 500억 원이 들어있는 보험계좌에 대한 제보가 있었지만 사측의 방해로 전산이 막혀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총 800억 원 정도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케이블TV 업체 인수·합병 로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태광그룹이 큐릭스 인수 논란 전에도 비슷한 편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나왔다.

18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2001년 태광그룹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천안방송의 지분을 매각했다가 4년 만에 되사며 법 규제를 부당하게 피했다.

태광그룹은 당시 방송법의 '대기업 SO 지분제한' 규정에 따라 천안방송 지분 전량 중 67%를 팔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다. 그러나 우호적인 홈쇼핑 채널 3곳에 지분을 주당 2만원에 매각했다가 2005년 방송법의 해당 규정이 완화되자 이 주식을 같은 가격에 되사 '정교한 조작극'이란 의혹을 사기도 했다.

또 태광은 케이블TV 경쟁사인 큐릭스를 인수하고자 2006년 별도의 옵션계약을 하고선 제3자(군인공제회)가 큐릭스 주식 30%를 사도록 유도하고 2년 뒤 법령 규제가 풀리자 해당 지분을 사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같은 날 수사 초점이 '비자금의 흐름'이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에 대해서 "우리(검찰)의 관심은 비자금으로, 늘 일선에 돈의 흐름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라고 강조한다"며 "한화ㆍ태광그룹 수사도 비자금 흐름을 파헤쳐 보겠다"고 말했다.

검찰 총수가 공식석상에서 태광그룹 비자금 실체를 밝히겠다고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48)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이 회장이 케이블TV 사업 확장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에 인맥 관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은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도 비자금을 총괄 관리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 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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