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저축통해 노숙인의 삶이 바뀌고 있다"

홍민기 기자

노숙인들이 저축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자활․자립을 위해 꾸준히 저축을 해 온 노숙인 3명이 제47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금융위원장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수년간 노숙인 생활을 해온 오 모(남, 53)씨와 신 모(남, 49)씨, 김 모(남, 41)씨로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에서 시상을 받기도 했다.

오씨는 군 제대 후 시작한 돼지농장을 실패한 오 씨는 이혼, 부채 등 여러 문제로 술과 가까이 하는 시간이 많아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지난 2005년 노숙인쉼터에 입소를 결정했다.

그러나 오씨는 지난해 5월초 심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게 됐다. 다행히 전에 가입해 놓은 보험이 있어 약간의 보험금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를 충당했고 봉급은 모두 저축했다.

저축액수가 늘어났고, 술을 마시는 횟수도 줄어 건강도 좋아졌다. 2010년 5월에는 서울에코시티(재활용센터)로 직장을 옮긴 후에는 월급의 130만원 중 90만원을 매월 저축했고 '희망플러스통장'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오씨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긍정을 키우는 힘이 내겐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씨의 사연은 더 안타깝다. 군복무중 사고로 의가사제대를 한 후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고의 후유증인지는 모르지만 초기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고 이후 나타난 환청과 환시로 여러 정신병원을 다녀야 했다.

그러나 수년간 정신병원과 노숙인보호시설에서의 생활을 통해 몸도 정신도 다소 나아졌고 이후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인 자활영림단에서 1년간 숲가꾸기사업에도 참여해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큰형이 중풍을 앓게 되자 1000만원을 형의 생활비로 전해준 뒤 다시 노숙인쉼터인 비전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특별자활사업에 참여, 현재는 광진구청에서 공원청소를 하고 있다.

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모은 돈으로 단신매입임대주택에도 입주해 생활하고 있고, 주위의 도움으로 저축을 시작해 5년만에 제법 큰 돈을 저축할 수 있었다.

신씨는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정신병이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정상인처럼 뛰고 있는 심장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노숙인 시설을 이용해 온 김씨는 2008년 3월 구세군자활주거복지센터에 입소하기 까지 100만원 이상을 저축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삶의 비전이나 목표는 없었다.

그러나 김씨는 2008년에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를 통해 희망플러스 통장 가입자격을 얻어 후 2년간 성실히 저축을 해 왔으며, 1년 후 144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게 된다.

그는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현재 보일러취급자격증, 방화관리사,  전기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아파트 관리소장을 꿈꾸고 있다.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는 보호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근로소득 중 저축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사람들을 선발해 시상하는 제도로 노숙인들의 저축을 장려하고,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부터 서울시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0명을 선발했으며, 이 기간동안 노숙인 보호시설 입소 노숙인(2천여명)의 저축액이 12억원 늘어했고, 주택청약저축 가입자 111명이 증가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2010년 노숙인 저축왕과 저축관리 우수시설은 오는 12월에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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