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JK STARS·영화리뷰> 아무도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 주지 않아요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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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1년 전, 그때를 기억하십니까?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에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된 '화성 연쇄 살인사건', 1991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실종된 이형호군이 44일 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 그리고 1991년 대구 달서구에서 도롱뇽을 잡으러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대한민국을 충격을 몰아넣었던 이 세 사건을 우리는 대한민국 3대 미제 사건이라 부른다.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의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

앞서 두 사건은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로 영화화되어 관객들에게 잊혀져가는 사건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 역시 영화화 되어 '아이들...'로 공개됐다.

1월 25일 오후 2시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아이들...'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앞선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실제 사건을 영화화 했다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영화인들과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연기파 배우 박용우, 류승룡, 성동일, 성지루, 김여진이 캐스팅 됨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중 하나로 남겨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은 아이들의 뒷모습으로 시작된다.
▲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중 하나로 남겨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은 아이들의 뒷모습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극중 성지루-김여진 부부의 아들 김종호 군이 빨간색 보자기를 목에 두른 채 어딘가를 뛰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길이 바로 도롱뇽을 잡으러 가는 길이자, 영화 속 사건 발생 시점. 종호모가 육감적으로 뭔가 일이 터진 것 같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당시 기초의회 선거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경찰들은 하루가 지나봐야 안다며 수사를 거부한다. 하지만 실종사건은 기정사실이 되고, 실종된 지 2개월 만에 종호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영화 말미, 다섯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고 사인이 밝혀지고 종호모는 종호군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우리 종호가 아니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아들 목소리를 모르겠냐"며 그동안의 진술을 부인, 사건은 또 다른 내막을 향해 치닫고..

극중 종호의 부모를 자신의 가설로 사건의 범인이라고 의심하는 황우혁 교수(류승룡). MBS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 PD로 재직중이던 강지승(박용우)은 스타 PD에서 조작 방송으로 좌천돼 대구로 내려온다. 황 교수의 발언으로 강 PD는 종호 부모를 의심하고, 다섯 아이들이 종호집에 묻혔을 것이라는 황 교수의 진술로 결국 종호집을 일부 헐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발견되지 않고, 황 교수의 진술이 거짓으로 밝혀지자 잠잠히 모습을 감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의 유골이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고, 진범은 여전히 오리무중.

박경식 형사(성동일)에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강 PD가 그를 찾는다. 뭔가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박 형사를 캐묻기 시작하고, 가족을 향한 위기에도 진범을 찾아내지만...  

수색동원인원 군경민간 합계 30만명, 수색기간만 총 10년 8개월에 이른다.
▲ 수색동원인원 군경민간 합계 30만명, 수색기간만 총 10년 8개월에 이른다.

스토리는 물론 비주얼 면에서도 영화는 당시의 절박함과 충격을 그대로 재현한다. 수색동원인원 군경민간 합계 30만명, 수색기간만 총 10년 8개월에 이른다. 그리고 15년 후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됨으로 사건의 구체적인 수사 및 처벌을 불가능하기에 이른다.

지난 2007년 여름, '수술 중 각성'(수술시 전신 마취를 한 환자가 수술 중에 의식이 깨어나 수술의 모든 통증을 느끼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고통)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을 통해 신고식을 치룬 이규만 감독은 평범하지 않는 소재지만 개성있는 연출력, 디테일 등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런 그가 1991년 있었던 대국민적인 사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로 3년만에 돌아왔다. 사건 당시 20살이었다는 이 감독은 미제 사건으로 남겨졌다는 사실에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기획 단계를 거쳐 영화를 만들어냈다. 실화라는 점과 비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그가 영화를 통해 전해주고자 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극중 김종호 군의 어머니 역을 맡은 김여진이 전한 '아무도 우리 아들을 기억해 주지 않아요'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경뿐만 아니라 충격적인 비극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우리 현 세태를 향한 물음이 아닐까 싶다.

15세 관람가. 2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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