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홈인스테드의 아름다운 동행]부모님 연로할 수록 한번 더 살펴야

이미지

“86세의 아버지께서 치매에 걸리신 것 같아요. 점점 더 기억력이 나빠져서 댁에 혼자 계시는 것이 불안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버지 댁에 훨씬 자주 가있는 편인데,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무리를 느끼고 있어요. 형제들은 노화현상으로 당연한 일에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한다며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은 결코 적지 않다. 최근 미국의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인지능력은 감퇴되었지만 아직 치매판정을 받지 않은 어르신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사회적 비용과 케어시간이 매우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사회연구기관 소속 심리학자인 그웨니스 피셔(Gwenith Fisher)는 “인지능력감퇴 정도가 치매로 분류되지 않을 정도의 어르신에게 실제로 소요되는 가족들의 케어 시간을 알아보고는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치매판정을 받지 않게 될 경우, 치매환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없고, 케어 자체에 대한 가족들의 필요성 인식이 부족하게 되며, 인지능력이 떨어진 어르신을 돌봐야 하는 부담을 가족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어 필요한 만큼 케어가 제공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치매판정을 받은 어르신의 70%가 적절한 케어를 받고 있는 반면, 판정을 받기 전 단계(CIND-Cognitive Impairment, Not Dementia-인지능력은 감퇴되었으나 치매는 아닌 상태)의 어르신의 30%만이 케어를 받고 있었다. 케어에 소요되는 시간에서도 차이가 발견되었는데, 치매어르신은 일 9시간, 그렇지 않은 어르신은 4시간의 케어만을 받고 있었다. 치매판정 전 단계의 어르신의 1/4~1/3 만이 가족으로부터 케어를 받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치매진단 결과에만 의존할 경우, 정작 필요한 케어가 간과되어 어르신이 자칫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치매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인지능력이 감퇴되었다는 것은 어르신이 예전처럼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데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감퇴 정도에 따라 적게는 투약시간을 깜박한다든지 크게는 가스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나서 심각한 피해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선 믿을 수 있는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치매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가족들이 어르신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부가 제공하는 장기요양보험이나 민간사업자를 통해서 식사준비, 깨끗한 집안환경유지, 병원동행, 투약관리 등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이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겠다.

글ㅣ박은경 (주)시니어파트너즈/홈인스테드코리아 대표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