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돌아온 김인주'…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위기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지난 13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임원 인사를 통해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이 삼성선물 사장으로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김인주 사장의 재등장은 삼성특검 관련 형사재판 이후 이건희 회장의 단독 사면과 경영 복귀, 주요 임원 사면과 전략기획실 부활로 이어지는 과거 지배구조로의 회귀 과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 일가 및 소수의 가신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후진적 지배구조 체제로 복귀하는 선택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물론 그룹 측은 과거 전략기획실 수장인 이학수 고문이 완전히 은퇴한 점을 강조하며 김인주 사장의 복귀는 그의 재무, 금융 관련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김인주 사장은 과거 그룹 콘트롤타워 인 전략기획실의 핵심 인물이자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을 직접 관리한 최측근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증언한 바와 같이 삼성에버랜드 CB와 삼성SDS BW 발행, 삼성차 부채처리 문제,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 지배주주 일가의 온갖 편법, 불법 행위를 김인주 사장이 기획하고 이학수 前 고문이 승인해 실행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4년과 2008년에는 불법 대선자금 제공과 삼성특검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2009년에는 특경가법상 배임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비록 2010년 사면을 받았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준법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융회사의 CEO로 김인주 사장을 선임한 것은 삼성그룹의 쇄신이 오로지 말 뿐이었으며, '이건희 회장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가 여전히 온존(溫存)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번 김인주 사장 인사가 삼성선물이라는 개별회사 차원을 넘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는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매각한 것에 김인주 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삼성선물 사장은 사장단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인주 사장은 14일 삼성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해 그룹 내 위상을 과시했다.

만약 김인주 사장이 이재용 사장 등에 대한 경영권 승계작업 마무리와 이를 위한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주도한다면, 삼성그룹에 또다시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그룹은 2008년 경영 쇄신안 발표 이후에도 실제로는 쇄신이 아니라 과거 지배구조 복구를 위해 꾸준히 작업해 왔으며, 김인주 사장의 복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그동안 '삼성공화국'으로 인한 문제를 둘러싼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논란을 무로 돌리는 것이며, 사법부·행정부·입법부는 물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삼성그룹 스스로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채 구호로만 변화와 쇄신을 반복한다면,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찾을 길은 앞으로도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