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검찰, 최재원 SK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1천900억대 횡령·배임… 27일 영장실질 심사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SK그룹 총수 형제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23일 최재원(48) SK그룹 부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8일 검찰이 SK 사옥 등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하면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45일 만의 일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 1일과 7일, 22일 세 차례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2차 소환 조사 때는 497억원의 횡령과 불법 담보대출 혐의를 시인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 부회장은 횡령 과정에 최 회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집중 추궁당했으나 형의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번에 최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형인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만 남겨둔 채 이번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최 회장도 지난 19일 소환해 계열사 자금의 횡령 과정을 지시했는 지 등을 집중 조사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 부분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정된 바 없다"며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것도 아닌데 지금 상황에서 누구는 구속이고 누구는 불구속이라는 방침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속 영장이 청구된 최 부회장은 SK그룹 18개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992억원을 전용하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전용된 992억원 중 497억원이 베넥스 대표 김준홍(46.구속기소)씨 계좌를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SK해운 고문 출신 김원홍(50.해외체류)씨에게 빼돌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김원홍씨는 최태원 회장의 5천억원대 자금을 맡아 선물에 투자했다가 3천억원대 손해를 본 인물이다.

최 부회장은 베넥스에 맡겼다 빼돌린 SK계열사 투자금을 메워 넣기 위해 베넥스 자금 220억원을 H저축은행에 담보로 예치한 뒤 자기 명의로 221억원을 대출받는 등 총 6명 명의로 768억원을 대출받도록 김준홍씨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또 지인인 구모, 원모씨 이름으로 차명 보유한 비상장사 IFG 주식 6천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이도록 김씨에게 지시해 베넥스에 2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도합 1천9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부회장이 이같이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마련한 자금을 자신과 형인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금이나 투자손실을 보전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본 뒤 이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9호에서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