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SK그룹 총수 형제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23일 최재원(48) SK그룹 부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8일 검찰이 SK 사옥 등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하면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45일 만의 일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 1일과 7일, 22일 세 차례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2차 소환 조사 때는 497억원의 횡령과 불법 담보대출 혐의를 시인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 부회장은 횡령 과정에 최 회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집중 추궁당했으나 형의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번에 최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형인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만 남겨둔 채 이번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최 회장도 지난 19일 소환해 계열사 자금의 횡령 과정을 지시했는 지 등을 집중 조사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 부분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정된 바 없다"며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것도 아닌데 지금 상황에서 누구는 구속이고 누구는 불구속이라는 방침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속 영장이 청구된 최 부회장은 SK그룹 18개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992억원을 전용하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전용된 992억원 중 497억원이 베넥스 대표 김준홍(46.구속기소)씨 계좌를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SK해운 고문 출신 김원홍(50.해외체류)씨에게 빼돌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김원홍씨는 최태원 회장의 5천억원대 자금을 맡아 선물에 투자했다가 3천억원대 손해를 본 인물이다.
최 부회장은 베넥스에 맡겼다 빼돌린 SK계열사 투자금을 메워 넣기 위해 베넥스 자금 220억원을 H저축은행에 담보로 예치한 뒤 자기 명의로 221억원을 대출받는 등 총 6명 명의로 768억원을 대출받도록 김준홍씨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또 지인인 구모, 원모씨 이름으로 차명 보유한 비상장사 IFG 주식 6천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이도록 김씨에게 지시해 베넥스에 2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도합 1천9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부회장이 이같이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마련한 자금을 자신과 형인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금이나 투자손실을 보전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본 뒤 이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9호에서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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