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선택적 셧다운제..'실효성' 반영돼야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선택적 셧다운제가 22일 부터 도입됐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18세 미만 청소년 혹은 그 보호자가 심야를 포함한 원하는 시간대에 게임 이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업체 측에 직접 요청하는 제도다. 회원가입 시에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 법정 대리인 혹은 본인에게 게임의 연령등급 및 결제 정보 고지, 매 시간마다 게임이용 경과시간 정보 제공이 예방조치 사항에 포함되어 있다.

밤 12시 일괄적으로 게임 접속을 끊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달리 선택적 셧다운제는 개인마다 각각 다른 시간에 게임 접속을 끊어야 하고 청소년 뿐 아니라 학부모의 개인 정보를 수집ㆍ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서버와 시스템, 보안 등 필요한 인프라를 만드는 비용이 강제적 셧다운제에 비해 더 많이 필요한 부담이 있다.

처음 문광부는 게임 과몰입 해소 효과를 높이고 게임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온라인RPG 등 평균 이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게임에만 선택적 셧다운제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강제적 셧다운제처럼 선택적 셧다운제도 모든 게임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가부의 주장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지난 12일 차관회의에서 통과된 선택적 셧다운제 시행안에 따르면 중소기업법상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연매출 300억원 이상, 상시근로자 수 300명 이상 게임업체가 제공하는 게임은 선택적 셧다운제의 대상이 된다. 대상 기업들은 ▲본인인증제 및 법정대리인 동의 확보 ▲이용시간 제한 실시 ▲이용내용 고지의 의무를 지게 된다.

다만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게임업체라도 종업원 수 50명 이상, 매출액 50억원 이상일 경우 본인 인증제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진흥을 위해 연매출이 50억원을 넘지 않고 근로자 수가 50명이 안 되는 소기업에 대해서는 본인인증 및 법정대리인 동의 확보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강제적 셧다운제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게임과 전시용, 교육용 게임 등 등급 분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게임물 등은 선택적 셧다운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2월부터는 상시 모니터링과 그리고 민원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인 홍보 및 단속을 벌일 계획이며, 향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연계해 셧다운제를 적용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확인, 통지, 고발 조치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소기업법에 의거 연매출 50억원 이하의 소기업을 제외한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게임시스템 보완 등 의무화, 준비기간인 6개월이 지난 7월22일부터 제도를 적용·시행한다. 이 외에도 오는 2월 청소년 이용 가능 게임(전체, 12세, 15세 이용가)의 게임머니와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는 게임법 시행령을 실시할 계획이며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성인 게임장 점수보관 행위 금지를 명시화한다. 이 중 청소년이용가 게임 아이템 거래 금지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 중이며 26일 승인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행안의 연매출 300억원 미만인 업체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중독성이 없다는 것인가란 의문이 제기되고, 여가부와 문광부가 규제 범위를 매출로 정한 것은 결국 업체로부터 예산을 뜯어내기 위한 계획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게 된다.

또 중소기업법에 따라 연매출 300억원 이상이라는 기준으로는 실제 그 회사의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의 과몰입 정도를 반영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고, 오히려 퍼블리싱에 주력하는 중소 게임사들의 사업을 저해하고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월등히 많은 게임사들은 과도하게 선택적 셧다운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게임회사 중 연매출이 300억원 이상인 곳은 대략 10~15개사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가 선택적 셧다운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쏟아야 한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의 게임을 유통하는 대형 게임업체들은 오히려 이번 연매출 기준으로 인해 수익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중소 게임사들과의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 또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훨씬 많은 대형 게임업체들은 이번 규제로 과도하게 국내 사업에 제한을 받게 되는 문제도 있다.

선택적 셧다운제가 제대로 적용되려면 게임 평균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게이머들의 평균 이용시간이 많을수록 게임 과몰입 문제가 큰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게임협회를 방문하며 게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과부는 연령별로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규제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 문제에 게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고 교육과학부 주도의 규제 강화가 이어질지 업계는 경계하고 있다.

게임과몰입 예방·치료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인터넷중독실태를 파악하는 행정안전부, 청소년보호사업을 진행하는 여성가족부까지 참여한 사안이다. 그러나 청소년보호라는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해 부처별로 실효성 없는 규제 및 검증되지 않는 사업들의 난립이 우려된다.

게임업계는 전년도 연매출 기준으로 만들어진 선택적 셧다운제 적용대상에 지속적으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고 또, 게임사들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사회나 가정환경, 게임의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중독이나 학교폭력의 문제를 게임사에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나 규제 부담을 국내 게임사에만 전가하는 정부 정책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정 넘어 온라인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숫자로 볼 때도 미비했고, 그 시간에도 게임을 하는 청소년이라면 부모님의 주민번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로 막을 길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셧다운제가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지난해 국내 온라인 게임 수출 규모는 1분기 5천865억원, 2분기 6천59억원, 3분기 6천198억원으로 1조8천122억원이다. 연간 수출규모가 2조원을 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게임을 유해산업으로 규정해 한류 콘텐츠 수출 측면에서 수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등 각국 게임업체에서 한국의 게임이 본국에서 유해한 산업으로 규정됐다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규제들이 게임 산업에 대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만들어 진 것들이 아니라 여성가족부, 교과부 등 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서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별 규제 정책을 모아 광범위한 실태 조사 및 지원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부처별로는 각자 의견만을 내세우지 말고 실질적 상황이 제대로 반영된 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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