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민간개방 토론회 열려… 찬성·반대측 입장차만 확인
찬성측 "요금 인하될 것… 안 되면 민간개방 백지화"
고속철도(KTX) 운영권 민간 개방을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하는 찬성측과 코레일을 중심으로 하는 반대측이 '철도운영 경쟁도입 공개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 20일 과천시민회관에서 당사자인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이 직접 맞붙은 1차 토론회에 이어 열흘 만에 열린 이날 토론회는 찬반 양측에서 각각 3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요금 인하 가능성, ▽대기업 특혜 여부, ▽추진 시기 적절성 등 KTX 민간 개방과 관련한 핵심 쟁점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먼저 요금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찬성측은 KTX 민간개방시 경쟁을 통해 KTX 요금을 20% 내릴 경우, 수요가 16% 늘어난다고 주장했지만, 반대측은 가격이 내려도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요금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석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이날 "요금 인하를 통해 새로운 철도 수요 창출하는 게 정부의 목표"라며 "KTX 민간 개방을 통해 요금 인하가 안되면 정부 정책을 접겠다"고 밝혔다.
양근율 철도기술연구원 녹색교통물류시스템공학연구소장은 "요금을 인하해 더 많은 국민이 고속철도라는 고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철도 경쟁 도입의 취지"라며 "현행 철도의 수송 분담률은 10% 수준으로 타 교통 수단에서 철도로 넘어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KTX 요금을 20% 내리면 수요가 15~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시원 동양대 교수는 "통신분야도 경쟁 체제가 도입된 뒤 서비스는 좋아졌지만 서비스가 좋아진 뒤 요금이 올랐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요금 인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인성 한남대 교수도 "통신은 신기술이 발달하면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항공도 해외 여행객이 늘며 추가 수요가 창출되지만 철도는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사업자가 예상한 것 만큼 수요가 창출되지 못하면 결국은 또다시 정부 혈세로 비용을 메워야 하고 피해는 국민에 돌아온다"고 반박했다.
대기업 특혜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고용석 과장은 "일각의 주장처럼 민간업체에 모든 비용을 탕감해준 채 운영만 맡기는 게 아니다"며 "민간은 선로와 역사, 차량 등 시설에 대해 임대료를 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특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인성 교수는 "비수익노선, 적자노선을 포함해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서에서 출발하는 KTX라는 노른자위를 떼어내 민간에 운영권을 주는 것은 특혜로 볼 소지가 있다"며 "고속철도 부분만 분리해 민간에 개방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언제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시행 시기에 대한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았다.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정부가 끝나가는 마당에 수서 역사가 완공되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이유만으로 부분 민영화가 추진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적정한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석 과장은 "이 문제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부터 충분히 논의돼온 사안으로 기본 계획에 따라 절차대로 가고 있다"며 "논란을 덮고 가는 게 편할 수 있지만 공무원 입장에서 철도 산업 발전과 미래를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일 토론회때에도 쟁점이 됐던 철도 운영권 민간 개방의 법적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했다.
조인성 교수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철도사업법을 제정하고 이에 기반해 마련한 철도구조개혁기본계획에 근거해 철도 경쟁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 법에 따르면 철도 운영은 철도공사에서만 담당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석 과장은 "이들 법은 철도 구조개혁과 관련한 큰 원칙을 정한 법으로 어디에도 철도 공사가 독점적으로 운영을 맡는다는 내용은 없다"며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놓은 만큼 유권해석이 나오면 향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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