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은행원들이라면 김석동 금융위원장 취임 직후 각 금융지주회사들이 반강제적으로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선 지금 '정부가 부실을 다 털어내고 넘겨주겠다는데 살 곳이 왜 없겠느냐'는 김 위원장의 말에 쓴웃음을 짓는다. 금융당국의 안이하고 편협한 현실 인식이 이 말 한마디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반응이다.
저축은행 부실화는 대부분 금융당국의 해이한 감독체계에서 비롯됐다. 상호신용금고 시절 '저축은행'으로의 개명을 허용해 금융소비자들의 과도한 믿음을 부추긴 것도 금융당국이고, 저축은행이 부실화하는 동안 그 징후조차 감지하지 못할 만큼 허술하게 감독한 책임도 금융당국에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자신의 책임에 대해 한 마디도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은 부실저축은행 처리에 있어 정도를 벗어난 관치를 동원함으로써 시장경제 원칙을 허물어뜨렸다. 지난해 1·2차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에서 금융당국이 가장 선호한 방식은 금융지주회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들은 각각 1~2개씩의 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그 결과는 한마디로 처참하다.
지난 1분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이 2억원의 흑자를 냈을 뿐 KB저축은행(-40억원), 신한저축은행(-60억원), 하나저축은행(-317억원) 등 줄줄이 적자 행진이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금융당국 스스로도 저축은행의 부실 규모를 모두 파악하지 못할 만큼 저축은행 업계는 복마전 양상이었다. 금융지주회사들에 인수된 저축은행들에서조차 계속해서 부실자산이 추가로 발견되고 손실이 늘어나는 이유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2차 구조조정 당시에도 '정부가 부실을 모두 메워주는 만큼 저축은행 인수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오는 것'이라며 비현실적인 상황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금융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폭탄 돌리기' 식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한 처리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그 방법에 대해, 은행원들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저축은행을 정상화하고, 부실한 금융감독의 당사자였던 금융당국이 그에 따른 책임을 오롯이 지는 것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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