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하우스 푸어 급증, 중산층이 사라지는 시대 막아야

우리나라에서 아파트가 상징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는 서민들에게는 언젠가 소유하고 싶은꿈이었다면 투자자들에 입장에서는 확실한 재테크의 수단 그 자체였다. 실물에 근거한 확실한 신용투자 상품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니 무리를 해서라도 사놓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믿었던 아파트가 배신을 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샀던 사람들에게는 하루 하루가 힘겹다. 집값이 떨어지는데다 거래조차 끊겨 팔리지도 않고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2006~2007년 아파트 값이 최고조일 때 구입했던 상투를 잡은 서민들은 대책이 없다. 집만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에 너나없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은행의 담보대출 비율은 집값 대비 50% 수준이어서 부담이 그나마 작다. 그러나 보험사 같은 2금융권에서 추가 담보대출을 받은 것들 중에는 집값의 100%까지 추가 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과도한 영업을 구사했던 가운데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져 나오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내놓는 아파트 경매물건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경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 중 상당수가 2금융권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집값의 70~80%까지 대출 받아 아파트를 샀던 개인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다가 연체하게 돼 결국 경매에 넘어간 것이다. 대대적인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영향도 크다. 정상적인 저축은행까지 담보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몇 차례만 이자를 연체해도 담보주택을 바로 경매로 넘겨버리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특히 2금융권 담보대출이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어 문제다. 중산층 담보대출의 경우가 더 그렇다. 웬만큼 소득이 있는 계층이니 스스로 알아서 잘 관리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보대출의 덫에 걸린 '하우스푸어'인 경우 서민보다 나을 게 없다. 연소득 3,000만~4,000만원이 넘으면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중산층의 개인워크아웃 신청까지 급증세다.

중산층 하우스푸어 문제는 특정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간 중형 평수 이상의 아파트와 자가용을 갖고 건전하게 살아왔던 한 가장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이 책임은 한 개인에게 전적으로 둘 수는 없을 것 같다. 경제구조를 부동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도록 유도해 왔던 정부를 포함한 많은 관련 단체들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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