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부 사정 역시 이전 위기 때보다 좋지 않다. 사정이 어려울 때마다 경제의 버팀목이 돼주던 수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믿었던 중국 시장도 불안하다. 신흥국 시장 사정 역시 마찬가지여서 어디 한 곳 만만하게 기댈 곳이 없다. 우리 역시 부동산 담보 신용에 근거한 부채 규모가 큰 역풍의 위험요소로 뚜렷하게 징후를 보이고 있다. 9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분명 큰 위기지표이다. 국민들이 빚에 허덕이다 보니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산업생산도 덩달아 부진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처럼 상호보완 혹은 완충제 역할을 해낼 시장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가중된다. 신자유주의 경제의 근본적인 수정모델을 논하는 이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권의 재정 위기 극복에 여념이 없다. 내부적으로도 긴축론과 긴축반대론으로 갈라져 있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온 중국과 인도, 브라질도 지도체제 이양, 만성적인 경상적자와 인플레이션, 스페인 위기의 전이 가능성 등으로 기댈 바가 못 된다. 미국 역시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차 대규모 추경이라는 인위적인 부양조치에 힘입어 간신히 고개를 쳐들고 있는 일본과 고유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중동이 그나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땜질처방한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호된 대가를 치르면서 5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를 3100억 달러 이상 쌓는 등 기초체력을 키우고 방파제의 벽을 높여왔다.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의 장기 불황을 이겨내려면 내수 비중을 높이고, 표퓰리즘에 근거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정치권은 소모성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재정이 지금의 위기국면에서 최후보루 역할을 할 수 있게 적극 뒷받침해 줘야 한다. 금년은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행사가 맞물려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국민을 위한 양심 있는 행동이 더할 나위 없이 요구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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