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구타 등 없었어도 군복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시 유공자 인정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군 복무 중 구타 등 구체적인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서 불안장애가 발병했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김문석 부장판사)는 김모(29)씨가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취소하라"며 의정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발병 시기나 수행한 업무의 종류를 고려하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인 김씨가 일반사회와 달리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이뤄지는 폐쇄된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현재 나타나는 증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가족이 치료받은 사실도 있으나 김씨 증상과는 달라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감정을 담당한 의사도 `군복무 스트레스가 불안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사회생활의 일반 스트레스로 발병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이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군복무 중 직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7년 육군에 입대한 김씨는 `군복무 중 잦은 훈련과 업무 과중, 동료의 욕설 및 가혹행위로 불안장애를 앓게 됐다'며 만기전역한 지 2개월 뒤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보훈지청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거부했었다.

이후 1심 재판부도 "상급자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거나 과도한 업무를 수행했음을 입증할 구체적·객관적 자료가 없다. 체질적·유전적 이유로 증상이 발병하거나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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