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산부인과 의사, 수면유도제 처방女 숨지자 시신 유기 '충격'

유혜선 기자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산부인과 의사가 병원에서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몰래 내다버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명을 다루는 의사가 이 같은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과 관련, 적지 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7∼8명 정도 규모의 병원에서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하는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30분께 자신이 일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이모(30·여·무직)씨가 수면유도제 주사를 맞은 뒤 숨지자 이씨의 외제 승용차에 시신을 싣고 한강 잠원지구 주차장으로 가서 자동차와 함께 버리고 도망갔다.

김씨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듣지 않자 시신을 휠체어에 태우고 주차요원에게 연락해 대기시켜놓은 자신의 승용차에 몰래 실었지만, 병원에서 '콜'이 오자 돌아가 진료를 한 뒤 3시간쯤 뒤인 31일 새벽 시신을 이씨 차로 옮겨서 시신을 유기했다.

이날 오후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한 시민이 비스듬히 세워진 이씨의 차 옆에 주차했다가 창문 안쪽으로 이씨의 모습을 발견, 이상하다고 생각해 112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가 시작된 직후 김씨가 변호인을 대동해 자수해왔다.

김씨는 "이씨가 피곤하다며 찾아와 이 약물을 5㎎ 가량 투여했지만 2시간쯤 뒤 깨우러 갔을때 숨져있어 병원에 누를 끼칠것 같아서 범행했다. 투여할때 옆에 간호사는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숨진 이씨가 지난해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간호사들과 함께 수차례 식사를 할 정도로 이씨와 친하게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으며, 종종 피로를 느끼면 이 의원에 들러 영양제 주사를 맞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유도제는 당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약물로 내시경 검사 등을 할 때 수면을 유도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 부작용이 일어나는 등 신중한 투약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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