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교직원공제회, 100억대 투자손실 손배소송 패소

법원 "주의의무 위반 아니다"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교사들의 노후자금을 맡고 있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주식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안긴 투자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대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원심을 뒤집고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4부(이강원 부장판사)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10억원을 배상하라"며 A자산운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S사가 적자와 자본감소를 겪고 이자도 연체한다는 점을 운용사로부터 보고받았지만 공제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운용사가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제회가 H사나 S사로부터 직접 컨벤션센터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점과 전문적 투자기관인 공제회의 투자 경험을 고려하면 운용사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못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공제회가 운용사로부터 투자처의 상황을 보고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일부 자료의 누락을 이유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

공제회는 2007년 9월 A자산운용이 설정한 `글로벌 사모 재간접 투자신탁 제1호' 펀드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미국 회사인 H사가 설정한 펀드에 재투자했고, H사의 펀드는 다시 다른 미국 회사인 S사가 독일에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프로젝트의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했다.

즉 공제회의 자산 200억원이 두 단계를 거쳐 미국 기업 S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인수에 쓰인 것이다.

한편, S사는 H사 펀드가 인수한 회사채의 담보로 자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H사에 제공하는 질권을 설정해주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S사는 이 자회사를 통한 컨벤션센터 사업이 완료되면 주식을 매각해 회사채를 상환받으려 계획했지만,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횡령·뇌물수수 사건이 터지면서 사업이 무산됐고 2010년 자회사는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공제회는 예비파산신청 절차가 개시된 이후에야 파산 소식을 들었다.

결국 H사 펀드의 자산이 바닥나면서 투자금 상환이 어렵게 되자 공제회는 손실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고, 작년 8월 1심 재판부는 "운용사의 책임 40%가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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