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정부의 관광호텔 건립·증축 규제 완화로 난항을 겪어온 대한항공의 7성급 한옥호텔 건설 현실화 여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14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도심 내 '관광호텔 건립·증축 규제 완화' 방안을 이달 중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도박장·유흥주점 등을 포함하지 않는 관광호텔의 경우 유해하지 않으므로 학교 반경 500m 이내의 '학교위생정화구역' 내에서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중 이와 같은 법안 통과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로 인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관련 법을 허용해도 호텔을 지으려면 건축인ㆍ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시 측은 학교주변에 이런 호텔이 들어서는 것이 여전히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중앙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건립될 가능성에 대해 희박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현재 서울시에는 학교보건법 규정에 걸려 호텔 추진이 답보상태인 곳이 10여 곳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 일대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3만6천600㎡ 부지를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2천900억원에 사들이고 지상 4층, 지하 4층 객실 150개 규모의 7성급 한옥형 고급호텔이 포함된 문화복합단지를 건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당 부지 인근에는 여고 2개를 포함해 여학교만 3개가 있어, 교육청이 현행 법률 문제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서울중부교육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과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현행 학교보건법 6조에는 학교 인근 500m 이내의 환경위생정화구역에서 들어설 수 없는 시설들을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화장장·도축장과 함께 호텔도 건립이 금지되어 있다.
때문에 서울시는 그간 면학분위기 침해 등을 이유로 학교보호법상 유해시설로 규정된 관광호텔이 학교 인근에 들어서면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 호텔신축 불허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호텔건립 예정 부지 주변에 고궁을 비롯한 서울시의 대표적 역사적 문화 유적지가 많다는 점에서 호텔이 들어설 경우 이 일대의 주변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대한항공의 관광호텔 건립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진그룹 특혜 논란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는 이번에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에 한해서 학교보건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대한항공과 비슷한 사례가 10여곳이 있다. 우리만을 위한 특혜는 아니다"라며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호텔 건립을 위해선 서울시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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