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식품 대학교수들 "식약청 농심라면 회수는 성급한 결정"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식품안전연구원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어 해당 제품들에 대해 회수를 결정한 식약청의 조치에 대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식품안전연구원은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과학적 근거 없이 농심 일부 라면 제품의 회수에 나선 것은 성급했다"고 비판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라면 수프에서 검출된 벤조피렌은 하루 평균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노출되는 양에 비교해 극히 적은 양이며 인체에 해가 거의 없다"며 "삼겹살 등 고기를 구워먹을 때 노출되는 벤조피렌량은 하루 평균 0.08㎎이다. 라면에서 검출된 벤조피렌은 발암물질이지만 하루 평균 삼겹살로부터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적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전 세계적으로 가공식품에 별도의 벤조피렌 기준치를 설정하는 국가가 없는 실정에서 국내 일부 라면 제품의 회수에 나선 것은 성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식약청이 기존 조치(안전성 확인)와 배치되는 회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결정이 오류라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했는데, 그런 수순이 빠진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며 "식약청은 과학적 평가에 근거해 일관성 있고 전문적인 식품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안전연구원은 지난 2007년 식품안전 관련 사고가 많이 발생하자 결정된 비영리단체로 식품안전 이슈 발생 시 과학적인 근거로 대처하기 위해 출범했다. 전원 식품 전공 분야 대학교수로 구성돼 만들어진 단체로 식약청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회수 조치에 대해 식약청은 부적합한 '가스오부시'를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자진 회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은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는 벤조피렌 기준치를 초과, 수프 등 제조되는 과정에서 소량 남아있는 것이 위해한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나 국민들의 우려를 감안하여 제품을 회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하지 않은 건 아니나  벤조피렌이 검출된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지난 6월 식약청은 국수나 우동의 국물맛을 내는 '가쓰오부시' 제조업체인 (주)대왕의 원료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인 10ppb를 초과하자 대왕으로부터 조미료를 공급받고 있던 농심 라면제품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4개 제품의 스프에서 1kg당 최고 4.7ppb의 벤조피렌이 검출됐으나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이언주 의원이 식약청에 대해 기준에 부적합한 원료를 사용한 업체를 처벌하도록 되어 있는 식품위생법을 무시하고 이를 은폐했고 원료관리를 소홀히 한 법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심에 시정명령조차 내리지 않았다는 질타에 식약청은 말을 바꿔 벤조피렌이 검출된 제품에 대한 회수조치를 내렸다.

현재 식약청은 지방 자치단체에 농심이 부적합 원료를 사용해 라면을 제조한 경위를 알린 상태이며, 농심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에 준하는 처벌 규정에 따라 행정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사는 종료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