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식품안전연구원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어 해당 제품들에 대해 회수를 결정한 식약청의 조치에 대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식품안전연구원은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과학적 근거 없이 농심 일부 라면 제품의 회수에 나선 것은 성급했다"고 비판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라면 수프에서 검출된 벤조피렌은 하루 평균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노출되는 양에 비교해 극히 적은 양이며 인체에 해가 거의 없다"며 "삼겹살 등 고기를 구워먹을 때 노출되는 벤조피렌량은 하루 평균 0.08㎎이다. 라면에서 검출된 벤조피렌은 발암물질이지만 하루 평균 삼겹살로부터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적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전 세계적으로 가공식품에 별도의 벤조피렌 기준치를 설정하는 국가가 없는 실정에서 국내 일부 라면 제품의 회수에 나선 것은 성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식약청이 기존 조치(안전성 확인)와 배치되는 회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결정이 오류라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했는데, 그런 수순이 빠진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며 "식약청은 과학적 평가에 근거해 일관성 있고 전문적인 식품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안전연구원은 지난 2007년 식품안전 관련 사고가 많이 발생하자 결정된 비영리단체로 식품안전 이슈 발생 시 과학적인 근거로 대처하기 위해 출범했다. 전원 식품 전공 분야 대학교수로 구성돼 만들어진 단체로 식약청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회수 조치에 대해 식약청은 부적합한 '가스오부시'를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자진 회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은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는 벤조피렌 기준치를 초과, 수프 등 제조되는 과정에서 소량 남아있는 것이 위해한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나 국민들의 우려를 감안하여 제품을 회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하지 않은 건 아니나 벤조피렌이 검출된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지난 6월 식약청은 국수나 우동의 국물맛을 내는 '가쓰오부시' 제조업체인 (주)대왕의 원료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인 10ppb를 초과하자 대왕으로부터 조미료를 공급받고 있던 농심 라면제품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4개 제품의 스프에서 1kg당 최고 4.7ppb의 벤조피렌이 검출됐으나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이언주 의원이 식약청에 대해 기준에 부적합한 원료를 사용한 업체를 처벌하도록 되어 있는 식품위생법을 무시하고 이를 은폐했고 원료관리를 소홀히 한 법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심에 시정명령조차 내리지 않았다는 질타에 식약청은 말을 바꿔 벤조피렌이 검출된 제품에 대한 회수조치를 내렸다.
현재 식약청은 지방 자치단체에 농심이 부적합 원료를 사용해 라면을 제조한 경위를 알린 상태이며, 농심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에 준하는 처벌 규정에 따라 행정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사는 종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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